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든 가운데 현대약품이 저용량 미녹시딜 성분 고혈압 치료제를 통해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약품은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현대미녹시딜정 2.5mg(성분명 미녹시딜)'을 허가 받았다.
국내에서 허가 받은 내수용 2.5mg 용량은 현대약품이 처음이다. 현재 명문제약, 제뉴원사이언스, 안국약품, 제일약품, 영일제약 등 5개사가 2.5mg 용량을 허가 받았으나, 모두 수출용이다.
현대약품은 1985년 7월 '현대미녹시딜정 5mg'을 허가 받으며 미녹시딜 성분 고혈압 치료제 시장의 문을 열었다.
동광제약을 포함해 11개사가 5mg 용량을 허가 받아 시장에 진입했으나, 지난해 6개 품목이 자진취하를 결정했다.
미녹시딜 성분은 경구용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된 약물이지만, 일반적으로 탈모 치료제로 잘 알려져 있다. 혈관벽의 평활근을 이완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이 약은 ▲증후성 또는 표적기관 손상에 의한 고혈압 ▲이뇨제와 두 종류의 혈압강하제를 병용투여하는 최대용량에도 반응하지 않는 고혈압(불응성고혈압) 치료에 쓰인다.
지난해 무더기 시장 철수 결정
미녹시딜 성분은 일상적인 고혈압 1·2차 치료 첫선 약제로 권고되지는 않으며, 주로 다른 약물로 조절이 어려울 때 사용된다.
사용 시 이뇨제 및 베타차단제를 함께 병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나트륨·수분 저류 및 반사성 빈맥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시장 규모는 2024년 생산실적 기준 115억원으로 매우 작은 편이다. 이 중 현대약품의 '현대미녹시딜정'이 81억원으로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동광제약의 '동광미녹시딜정' 22억원, 바이넥스의 '바이모정' 12억원 등이다.
국내에서는 ACE 저해제, ARB, CCB, 이뇨제 등 다양한 계열의 고혈압 치료제들이 우선순위로 처방되고 있으며, 부작용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근 앞다퉈 저용량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기존 용량을 3분의 1로 줄인 3제 고혈압 복합제 '아모프렐'을 출시했으며, 종근당도 기존 텔미누보정을 표준치료용량 미만으로 조합한 '텔미누보정20/1.25mg'을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바 있다.
라인업 추가, 독주체제 굳히기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이미 많은 제형·성분이 경쟁하고 있어, 단순히 동일성분으로 진입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허가된 미녹시딜 저용량은 기존 5mg 대비 용량을 절반으로 낮춰 소아 환자 및 성인 중 용량 조절이 필요한 환자를 포함해, 대상 환자를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존 고혈압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이 덜하거나 주목도가 낮았던 용량·환자군을 겨냥해 ‘틈새시장'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용법·용량에서 12세 이하의 경우 초회량으로 1일 1회 체중 ㎏당 0.2㎎을 투여하며 혈압이 최적상태로 조정될 때까지 50-100%를 증량할 수 있고, 유지량으로 1일 체중 ㎏당 0.25㎎-1.0㎎을 투여한다.
이번 미녹시딜 저용량 허가를 통해 세밀한 용량 조절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이미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현대약품이 완전한 독주체제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