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초기 환자에게 나타나는 자율신경 기능 장애가 인지 기능 저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다양한 자율신경계 이상 중에서도 위장관 기능 장애가 인지 저하와 더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돼, 자율신경 기능 평가가 파킨슨병 인지 장애 조기 예측의 바이오마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좌측부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권겸일·주병억 교수
(좌측부터)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권겸일·주병억 교수

이번 연구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경과 권겸일·주병억 교수팀이 수행했으며,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 5월호에 ‘신규 파킨슨병 환자의 인지 기능 장애와 자율신경 기능 장애 간의 연관성(Association between cognitive and autonomic dysfunctions in patients with de novo Parkinson's disease)’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순천향대 서울병원 파킨슨병 등록부에 등록된 초기 진단 환자 82명의 임상 자료를 분석했다. 이 중 경도 인지 장애(MCI)를 동반한 환자 21명과 그렇지 않은 61명을 비교해, 자율신경 기능을 평가하는 SCOPA-AUT 척도를 이용해 전반적인 자율신경계 이상 정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인지 장애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군은 자율신경 기능 이상 점수가 5배 이상, 위장관 기능 장애 점수는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자율신경 기능 이상이 심할수록 기억력 저하와 주의력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단순한 신체 불편 수준을 넘어 인지기능 약화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권겸일 교수는 “신규 파킨슨병 환자에서 자율신경 기능 장애와 인지 기능 저하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확인했다”며 “자율신경계 이상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파킨슨병 초기 인지기능 저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병억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교적 적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향적 연구라는 한계가 있지만, 파킨슨병 초기 환자에서 자율신경 기능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의 비운동성 증상 관리 및 조기 진단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향후 장기추적 및 대규모 전향적 연구를 통해 자율신경 기능 장애가 인지 저하의 조기 예측 지표로 확립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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