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의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 '아렉스비'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서 고령층에 대한 예방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처럼 집단발병이 예상되는 질환인 만큼, 만 60세 이상 노인에서 미리 예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5명 중 4명이 한 가지 이상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아렉스비는 기저질환자를 포함한 만 60세 이상 성인에서 예방 효과가 높게 나타나 주목되고 있다.
한국GSK는 14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RSV 백신 '아렉스비'의 국내 론치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RSV 감염은 만 60세 기저질환을 가진 성인에게 입원을 초래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예방백신이 없어 미충족 수요로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국내 RSV 환자의 약 65%는 65세 이상었다. 25%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56.8% 환자가 폐렴으로 확인됐으며, 10.6%는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25%는 퇴원 후에도 재입원을 하고, 약 8%는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교수는 "고령환자에서 RSV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중증 발생률은 인플루엔자와 유사하거나 더 높았다"면서 "특히 폐, 심장 등에 기저질환을 동반한 경우 RSV 감염으로 인한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RSV 감염증은 전세계적으로 흔한 전염성 바이러스로 한국에서 RSV 감염은 일년 중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인플루엔자만큼 전염성이 높아 유행기에는 감염자 1명이 3명을 감염시키고 인플루엔자보다 중환자실 입원률 및 입원 1년 후 사망률도 30% 이상 높다"면서 "무엇보다 현재로서는 대증요법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SV 감염은 아이뿐 아니라 노인도 문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RSV는 아이뿐만 아니라 노인한테도 문제가 되는 질환"이라며 "발병하게 되면 중환자실에 많이 입원하게 되고, 요양원이나 시설에서 집단발병하는 질환"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유행 시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시설에서 집단발병으로 피해상황이 컸던 만큼 미리 예방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이어 아렉스비의 임상적 혜택을 소개했다. 아렉스비는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AReSVi-006 연구결과, 1회 접종 후 첫 번째 RSV 시즌에서 RSV에 의한 하기도 질환(이하 RSV-LRTD) 예방 효과는 82.6%, 중증 RSV-LRTD에 대한 백신의 효능은 94.1%로 나타났다. 이러한 아렉스비 효과는 60~69세에서 81%, 70~79세에서 93.8%로 일관되게 높게 나타났다.
이 교수는 "특히 아렉스비는 한 가지 이상의 동반질환이 있는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LRTD 예방 효과가 94.6%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성인 중 약 84%가 1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주목할 만한 데이터"라고 언급했다.
RSV로 입원한 60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기저질환자 중 심부전 환자는 38.6%,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35.4%, 천식 환자 28.6%로 조사됐으며, 이들 중 입원 기간 동안 증상이 악하된 비율은 각각 38%, 80%, 50%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아렉스비가 이미 2023년 허가돼 실사용되고 있다. 2023~2024 절기 동안 진행된 리얼월드 연구에서 아렉스비 접종 시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 관련 입원 환자에 대한 백신 효과가 83%, RSV 관련 응급실 방문 환자에 대한 백신 효과가 77%로 나타나,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우수한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이재갑 교수는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60세~74세 고위험군 및 75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