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국내 대표적 생물학적 제제로 아토피피부염·천식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영역을 겨냥해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2형 염증을 가진 환자에서 COPD 악화를 약 30% 줄이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의 혜택이 예상된다.

다만 국내 COPD 진단률이 2.5%에 불과해 매우 낮고, 진단 시점이 너무 늦는 등 COPD 치료 제반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노피는 9일 더플라자 서울호텔에서 듀피젠트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적응증 확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듀피젠트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표준 흡입 요법으로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혈중 호산구 수가 증가된 성인 COPD의 추가 유지 치료 요법으로 적응증 확대 승인을 받았다.

이날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COPD는 전세계 사망원인 3위로, COPD로 인한 국내 사회경제적 부담은 연간 약 1조 4,000억원에 달한다"며 "국내에서 만 40세 이상 유병률 10.8%, 만 70세 이상은 27.3%에 달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COPD의 진단율은 약 2.5%로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국내 COPD 치료는 흡입 약물이 우선"이라며 "표준치료는 저위험군에서는 LABA+LAMA로, 고위험군 호산구 300이하에서는 LABA+LAMA, 호산구 300이상에서는 ICS+LABA+LAMA로 치료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3제 병합요법을 처방받고 있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COPD의 주요 증상인 급성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COPD는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약물(ICS) 또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급성악화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건강, 경제적 부담이 상당히 높다"며 "급성악화가 한 번 발생하면, 향후 급성악화 위험과 함께 심혈관계 질환 발생위험이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폐기능 검사를 해야 COPD를 진단할 수 있는데, 아시아에서는 폐기능 검사를 잘 안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라며 "60세 이상 흡연력이 있는 40대 이상이라면 폐기능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듀피젠트는 BOREAS 및 NOTUS 두 건의 3상 임상연구를 통해 COPD 중등도-중증 연간 악화율을 위약군 대비 각각 30%, 34% 낮추는 효과를 확인했다.

듀피젠트 투여 시 첫 번째 중증 급성악화 위험이 감소하고 급성악화까지 걸리는 기간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지확장제 사용 전 1초 강제호기량(FEV1)은 투여 52주차에 위약군 70mL, 54mL 대비 153mL, 115mL로 유의한 폐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삶의 질을 측정하는 SGRQ(St. George’s Respiratory Questionnaire, 세인트조지 호흡기 설문) 4점 이상 개선된 환자는 위약군 43.2%, 46.5% 대비 51.5%, 51.4%였다.

이 교수는 “현재 COPD 치료는 급성악화가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많고, 특히 제2형 염증으로 인해 혈중 호산구 수치가 증가된 COPD 환자는 급성악화를 겪거나 재입원을 경험할 위험이 높다"며 "듀피젠트는 호산구를 포함한 제2형 염증 세포의 활성화, 운반을 촉진할 수 있는 IL-4, IL-13의 신호 전달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 동안 COPD 환자에게 더 이상 악화하면 방법이 없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표적치료가 가능하다고 얘기한다"며 "COPD 치료도 특정 염증 기전에 맞춰 치료가 가능하게 됐다. 실제 임상에서 처방해 보면 현저히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도 듀피젠트를 추가 권고하고 있다. 특히 듀피젠트 국내 허가 이전에 진료지침에 권고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간 미충족 수요가 컸던 COPD에서 혁신 신약에 대한 높은 기대와 사회적 요구도를 보여준다”며 “더 많은 COPD 환자들이 듀피젠트의 임상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치료 접근성 강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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