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가 문제가 제기된 지 4년 만에 그 동안 사용되어 온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 대한 새로운 한글 용어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을 공식 발표했다.
대한간학회 주최(공동주최: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학회)로 국제학술대회인 'The Liver Week 2024'가 27일~29일까지 3일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다.
대한간학회는 28일 오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The Liver Week 2024'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한간학회 지방간연구회 회장 장병국 교수(계명의대)는 "지난 27일 열린 연례학술대회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새로운 용어에 대한 성명 및 공식적인 한글 용어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지난 수십년 동안 '비알코올 지방간질환(NAFLD)'과 '비알코올 지방간염(NASH)'이라는 질병명은 간장학분야에서 널리 사용됐지만, 음주량을 기준으로 대사기능 장애를 간과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국제적으로 배제적 진단 기준을 대체하고, 부정적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fatty'라는 표현을 대체해 2020년 대사이상에 집중한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fatty liver disease(MAFLD)', 2021년말 'Steatotic liver disease(SLD)' 및 그 하위 유형으로서 '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MASLD)'라는 용어의 사용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간학회 역시 국제적으로 통일되고 정확한 명명의 중요성을 인식해 지방간질환에 대한 새로운 용어를 정립하기 이해 올해 2월 지방간질환 질병명 개정위원회(김윤준 외 7인)를 출범했다.
장 교수는 "광범위한 논의와 수정 끝에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etabolic dysfunction-associated steatotic liver disease)'을 새로운 한글 용어로 선정했다"면서 "신중하고도 상호 협력적인 전환 과정을 통해 제정된 새로운 용어가 향후 환자를 배려하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환자 예후를 더욱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용어 변경 시기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김윤준 대한간학회 이사장은 "MAFLD를 미는 그룹과 MASLD를 미는 두 그룹 간 팽팽한 정치적인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양쪽의 구애를 받느라 선뜻 결정을 못하고 있었다. MASLD나 MASH가 표준 진단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한간학회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알코올 간질환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팩트시트를 제작했다.
알코올 간질환 팩트시트는 만성 음주자에서 알코올 간질환 발생률, 치료현황, 동반질환 및 의료비용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어, 알코올 간질환이 미치는 개인과 사회적인 비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팩트시트는 대사이사 지방간질환의 유병률, 동반질환, 질병부담 등에 대하여 최근의 현황을 공유하여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 미치는 개인과 사회적인 비용을 상세히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한편 '간질환 연구와 실전의 정밀 의학을 향하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우리나라를 비롯 총 28개국에서 500편의 초록이 접수됐다. 195명의 해외 참가자를 포함해 총 1195명이 등록을 마쳐 명실상부한 국제학회로 참가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간염, 간섬유화, 간경변증, 간암”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간질환의 연구에 있어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소아과, 이식외과 임상 의학 연구자뿐만 아니라 기초 과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국제적으로 모여 실질적인 학술 교류의 장을 다시 마련했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열렸던 The Liver Week는 올해는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입국을 미뤄왔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간질환에 대한 최신 연구에 대해 활발히 발표하고 토론하는 장이 마련됐으며 심포지엄의 취지대로 간질환 임상과 연구 분야를 한 단계 진일보시킨 도약의 자리가 됐다.
특히 미국간학회 회장으로 선임된 스탠포드의대 레이킴 교수(서울의대 졸업) 등을 비롯한 미국간학회 전문가들이 이번 학술대회에 직접 참여해, 지난 해부터 시작한 대한간학회와 미국간학회간의 학술 교류의 명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고자 조인트 심포지엄과 워크셥 세션을 진행했다.
대한간학회 김윤준 이사장(서울의대 교수)과 레이킴 교수는 국내 임상과 기초 분야의 신진연구자들을 발굴해 미국간학회의 전문가와 권위자들과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밖에도 대한간암학회 역시 일본간암학회와 조인트 심포지엄을 통해 작년부터 재활성화한 양국간의 학술 교류를 더욱 공고히 했다.
학회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간질환과 관련된 역학, 원인, 병태생리, 진단, 치료, 기초 연구 등 최신 지견들에 대해 수준 높은 강의와 발표가 진행됐다"며 "인공지능과 정밀의학 등 미래 지향적인 의학 연구들이 속속 소개돼 국내 간질환 연구가 세계적 위상에 도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 행사가 됐다"고 전했다.
학술 연구 이외에도 이번 학술대회에는 현재 우리나라의 간질환과 관련된 의료 보험 제도와 의료 정책에 대한 포럼을 각각 개최해 학회가 주도적으로 국민건강증진과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여러 정책적인 제안이 활발히 토론됐다.
The Liver Week 2024에 참여하는 연관학회들은 국민 간건강을 위한 국가 의료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급만성 간질환, 간암, 간이식 등에 대한 최신 지견과 간초음파에 대한 교육 세션을 마련해 미래의료를 선도해 나갈 전임의, 전공의들을 위한 내실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