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의 트렘피어(성분명 구셀쿠맙)에 이어, 애브비의 '스카이리치(성분명 리산키주맙)'도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국내에서 환자의 선택옵션이 확대됐다.

다만 급여 적용 3년 차인 트렘피어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빠른 급여 진입이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애브비는 22일 안다즈 서울강남호텔에서 건선성 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의 '손발바닥 농포증 허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스카이리치는 지난달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편적인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하거나 또는 내약성이 없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18세 이상 성인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손바닥과 발바바닥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무균성 농포가 특징인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발진, 물집, 붉은 반점과 무균성 고름이 나타나며 극심한 가려움증과 통증을 동반한다.

이날 백유상 고려대 구로병원 피부과 교수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의 90%는 일부 단계에서 판상형 건선과 함께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건선이 발병한다. 이외에도 습진과 무좀 등도 동반하기도 한다"면서 "빈번한 질병 악화와 부분적인 호전 반복, 재발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사회적 기능 저하 점수에 있어, 건선 환자에 비해 낮게 나타나기도 한다"고 밝혔다.

국내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약 1만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유병률은 0.02% 이하다. 연령별로는 40~50대 환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이 갖는 질환 부담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백 교수는 "질환의 경과는 종종 몇 년이나 수십 년 동안 지속되며 증상이 악화되고 부분적으로 호전되는 기간이 자주 발생한다. 대개의 경우에 중증도는 시간이 지나도 완화되지 않는다"며 "손바닥과 발바닥에 생기다보니 건선환자보다 불편함을 많이 호소하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4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활발해야 할 시기의 환자들은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고,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면서 "질병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 때문에 올바른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발바닥 농포증은 중증도에 따라 국소 약물요법, 광선요법, 전신 경구제 등을 사용한다.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제제를 이용한 치료법은 특정 면역물질의 활동을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약제로 고전적인 치료법인 전신 약물이나 광선 치료에 충분히 호전되지 않았던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치료제다.

스카이리치는 기존에 판상 건선, 건선성관절염, 손발바닥 노오증 등 건선성 질환을 포함해 현재까지 4개 질환에 대한 적응증을 가진 IL-23 계열의 생물학적제제로, 그간 다양한 임상 및 리얼월드 데이터를 통해 유의미한 피부 개선 및 유지 효과를 입증했다.

스카이리치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손발바닥 농포증 성인 환자 대상의 3상 임상연구(JumPPP)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스카이리치는 유지요법 기준 12주 간격으로 연간 총 4회 투여, IL-17, 23 억제제 계열 생물학적제제 중 최대 투약 간격을 가지고 있어 편의성 또한 우수하다.

중등도에서 중증의 손발바닥 농포증 성인 환자 11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치료시작 시점과 비교해 볼 때 16주차에 PPPASI(손발바닥 농포증 영역 심각도 지수, Palmoplantar Pustulosis Area Severity Index)의 평균 감소가 스카이리치 군(-11.96)에서 위약군(-8.48) 대비 유의미하게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주차에 PPPASI 50을 달성한 시험대상자의 비율은 스카이리치 치료군에서 41.4%(n=24/58) 위약군에서 24.1%였다. 스카이리치 군에서의 이러한 증상 개선은 68주차까지 유지됐다.

3상 임상연구(JumPPP: NCT04451720) 주요 내용을 보면 스카이리치군은 16주차에 PPPASI점수가 치료시작 시점 대비 11.96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8.48 감소해 유의미하게 더 많이 감소함이 확인됐다.

스카이리치 치료를 계속 유지할 때 손발바닥 농포증의 징후와 증상이 일반적으로 개선됐고, 16주차부터 68주까지 그 개선이 유지됐다. 스카이리치군에서 PPPASI 50을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16주차에 41.4%, 68주차에서 85.5%였으며, PPPASI 75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은 16주차에 12.1%, 68주차에서 56.4% 였다.

스카이리치 150mg은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내약성이 뛰어났다. 68주차까지 스카이리치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에 건선 연구에서 관찰된 것과 일치했다. 최대 76주 동안 노출된 이 약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첫 16주 동안 관찰된 프로파일과 일치했다. 새로운 안전성 정보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 교수는 트렘피어에 이은 스카이리치의 적응증 추가 의미에 대해 "트렘피어는 허가 및 급여를 받았지만, 희귀질환 지정을 받지 못해 산정특례는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해 대한건선학회가 희귀질환 지정을 건의했는데 탈락해서 올해 재신청했다"고 전했다.

그는 "안정한 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여 때문에 약을 투여하지 못해 경제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의사 입장에서는 치료옵션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것이 좋다. 때에 따라서는 약을 바꾸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얀센의 트렘피어는 2019년 5월 국내 처음으로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제로 허가받아 2년 후인 2021년 5월 급여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손발바닥 농포증 급여기준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현재 만 18세 이상 중증도-중증의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로 ▲PPPASI 12 이상, 아시트레틴 또는 메토트렉세이트 또는 사이클로스포린을 치료용량으로 3개월 이상 투여하였음에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 혹은 ▲광선요법으로 3개월 이상 치료하였음에도 반응이 없거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를 지속할 수 없는 경우 급여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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