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3년 전 '알비스D'의 행정취하에 이어 어제(7일) '알비스'를 자진취하해, 한 때 연매출 600억원대에 달하던 라니티딘 성분 대표품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일자로 대웅제약의 소화성궤양용제 '알비스정(성분명 라니티딘/비스무트시트르산염/수크랄페이트)'의 품목허가를 취하했다. 회사 측에 의한 자진취하다.
약 2700억원 규모의 라니티딘 시장에서 알비스(알비스D 포함)는 단일제인 일동제약의 '큐란정(성분명 라니티딘)'과 함께 대표품목으로 꼽혔다.
라니티딘 제제는 1985년 일동제약의 큐란을 시작으로 단일제가 거의 10년간 위장약 시장을 확대해갔다. 그러다 대웅제약이 1993년 위산분비 억제와 위내 세균박멸 효과를 지닌 복합제 알비스를 내놓았다.
이 약은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라니티딘과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세균을 억제하는 비스무트시트르산염, 점막보호작용이 있는 수크랄페이트 등 3가지 성분을 독자공법으로 제조했다.
알비스는 전성기인 지난 2012년 600억원대 처방액을 기록했고, 2013년에는 10% 약가인하를 겪고도 590억원대의 처방액을 달성하는 등 출시 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6년에는 특허만료로 인해 400억원대로 하락했으나, 2015년 출시된 알비스D가 200억원대에 근접한 처방액을 올리면서 손실을 만회하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알비스는 2019년 9월 라니티딘 제제에서 발암 유발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돼 판매금지 및 회수 조치와 함께 급여가 정지돼 파국을 맞았다.
여기에 2021년 8월 알비스D는 식약처로부터 생산관리의무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타정 공정 중 공정검사결과(두께, 경도)를 공정관리기준에 적합한 것처럼 제조기록서를 거짓으로 작성해 이를 변경허가 신청자료로 제출했다는 이유다.
라니티딘 제제는 불순물 사태 이후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정지됐던 급여가 완전 삭제됐다.
현재도 월 수 건의 취하가 이어지고 있지만, 대표품목의 자진취하를 계기로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한편 대웅제약의 P-CAB 제제 '펙수클루정(성분명 펙수프라잔)'은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을 이끌어가는 또 다른 대표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