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가 트라스투주맙 성분 오리지널 의약품 '허셉틴주' 고용량을 국내 허가 10년 만에 자진취하했다.

고정용량인 허셉틴피하주사가 투여시간 단축 등 편의성 개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공략을 충분히 방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월 4일자로 한국로슈의 '허셉틴주440mg(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을 유효기간만료로 품목허가를 취하했다.

로슈는 유럽 등 해외에서는 허셉틴주440mg을 판매하고 있었지만, 국내에는 지난 2005년 150mg만 허가받고 11년간 고용량을 허가받지 않았다.

허셉틴주는 몸무게에 따라 투여 용량이 달라진다. 예컨대, 전이성 유방암 트라스투주맙 단독요법 및 타 약제와 병용요법 시 권장용량은 1주 요법은 초기부하용량이 4mg/kg, 유지용량이 매주 2mg/kg이다.

3주 요법은 초기부하용량이 8mg/kg, 유지용량이 6mg/kg이다. 60kg 이상 성인은 약 400mg의 용량이 필요하지만, 허셉틴은 150mg 1개 용량만 있어 증량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2014년 1월 셀트리온이 '허쥬마주' 150mg과 440mg 2개 용량을 허가받아 바이오시밀러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지게 됐다.

그러자 한국로슈는 그 해 2월 440mg 고용량을 허가받았다. 그리고 3개월 후 새로운 제형인 '허셉틴피하주사600mg'도 함께 국내 허가받았다.

허셉틴피하주사는 투여시간이 2~5분으로, 기존 30~90분이 소요되는 정맥주사제 허셉틴주의 투여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또한 별도의 조제가 필요없고, 환자의 체중에 기초한 투여량 계산없이 고정용량을 3주 간격으로 투여해 부하용량도 필요하지 않아 환자는 물론, 의료진들의 편의를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7년 11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페넷주'를, 2023년 삼오제약이 '투젭타주'를 허가받으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허가 10년이 된 시점에 고용량을 유효기간만료로 취하한 것은 피하주사제가 시장안착을 통해 바이오시밀러 방어에 성공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허가된 피하주사는 로슈 제품이 유일하다.

한국로슈 관계자는 "허셉틴주440mg 제형은 유효기간 동안 시판되지 않아 허가 갱신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피하주사가 출시된 후 상당부분 세대교체가 있었다. 정맥주사제를 선호하는 의료기관이나 이상반응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정맥주사제를 제외하고 대부분 피하주사제로 스위칭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에도 허셉틴은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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