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대 피부과 고주연 교수(왼쪽)와 경북의대 피부과 장용현 교수.
한양의대 피부과 고주연 교수(왼쪽)와 경북의대 피부과 장용현 교수.

JAK 억제제 '린버크(성분명 유파다시티닙)'의 만 12세 이상 아토피피부염 환자에 대한 급여 확대로 인해, 청소년 환자의 성장 발달 및 학업 저해 등 삶의 질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청소년기는 아토피피부염의 고착화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여서, 린버크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한국애브비는 30일 오후 린버크의 청소년 아토피피부염 환자 대상 보험급여 적용을 기념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선택적·가역적 JAK 억제제 린버크는 15mg과 30mg 2개 용량이 허가돼 있으며, 지난 4월부터 15mg은 만 12세 이상 청소년의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아토피피부염(이하 아토피)은 경증에서는 치료가 잘 되지만 중등증, 중증으로 진행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는 다양한 사이토카인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양의대 피부과 고주연 교수는 "하나의 사이토카인이 우세하게 작용하는 환자한테는 생물학적 제제가 좋을 수 있고, 전반적으로 염증이 있는 환자한테는 JAK 억제제가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중등도·중증 아토피피부염 표적 치료의 효능 비교 연구에서는 두필루맙 대비 JAK 억제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린버크는 일본 청소년 및 성인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TCS와 병용해 진행한 Rising Up 임상에서 112주의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16주에서 도출됐던 것과 유사한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됐다. 또한 장기치료에서 이상반응과 중대한 이상반응의 발생률은 전체 임상시험 대상군 대비 청소년에서 낮게 나타났다.

고 교수는 "린버크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여드름으로, 여드름이 발생한 환자의 절반 가량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고,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대부분은 국소요법으로 조절이 가능했다"면서 "두필루맙과의 직접비교 연구에서 린버크는 두필루맙 대비 머리 부위 높은 피부 개선률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아토피는 중증도가 높을수록, 오래 앓았을수록, 어렸을 때 발병할수록, 다른 알레르기 질환을 가졌을 때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시기에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도 있지만, 성인기에 아토피가 고착화돼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

경북의대 피부과 장용현 교수는 "아토피 환자들의 85%가 가려움증을 겪는다. 환자의 61%가 중증 가려움증을 호소하는데, 하루에 18시간 가려움증을 겪는 환자가 42%나 된다"며 "이는 곧 수면장애로 이어진다. 증상이 심할수록 수면장애의 고통 역시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가려움증과 수면장애는 학업 성취도 저하로 나타난다. 또한 아토피는 얼굴, 손 등 눈에 보이는 부위에 병변을 유발하기 때문에, 미용이나 주위 시선에 민감한 청소년기에는 불안 및 우울증을 경험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고, 자살 시도 가능성이 높게 보고됐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삶의 질 문제는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영향을 끼쳐 광범위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장 교수는 "12세 이상인 경우 중증 아토피 피부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아토피 환자 26%가 12세 이상에서 급속한 악화를 경험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아토피와 관련된 제2형 염증반응이 고착되지 않게 청소년기에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청소년기는 고착화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의 창으로, 린버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구약인 JAK 억제제의 경우 생물학적 제제와 비교해 청소년 환자에게 빠른 효과와 함께 편리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데 의견이 모였다.

고주연 교수는 "청소년기에는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주사제는 2주 간격으로 투여하지 않으면 급여를 받지 못한다. 증상이 심할 때만 약 복용하기를 원하는 보호자가 많다"며 "JAK 억제제는 한달 정도 지속적으로 내원해야 하지만 한번 정도 예외가 가능하고, 비급여를 감안하고 처방받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장용현 교수도 "JAK 억제제는 빠른 효과가 제일 장점이다"며 "앞서 말씀하셨듯 청소년기에 2주 한번씩 주사 맞기가 쉽지 않은데, JAK 억제제는 비보험일 때 투약일수를 조절할 수 있는 경구약만의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는 린버크와 다른 JAK 억제제와의 차별성도 언급됐다. 현재 아토피 치료에서 주요 JAK 억제제는 애브비의 린버크와 릴리의 올루미언트(성분명 바리시티닙), 화이자의 시빈코(성분명 아브로시티닙) 등 3개 품목이다. 린버크는 15mg, 30mg 2개 용량, 올루미언트는 2mg, 4mg 2개 용량, 시빈코는 50mg, 100mg, 200mg 3개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고 교수는 "시빈코는 3가지 용량을 갖고 있지만 50mg은 신장애나 간장애 환자를 타겟으로 하기 때문에 나머지 2개 품목 용법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약제별로 효과면에서, 환자 개개인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개된 데이터를 보면 린버크 30mg이 현재까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와 있다. 추후 결과는 업데이트해야 할 부분"이라며 "계열별 안전성이 비슷하다면 효과를 보고 약제를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도 "일단 올루미언트는 현재 18세 이하에서는 허가를 못받았다. 시빈코는 린버크와 기전이 거의 비슷하다"면서 "린버크 15mg이 시빈코 100mg보다 좀 더 결과가 좋은 걸로 나왔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기존부터 쓰고 있는 린버크는 안전성 데이터 누적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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