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제약기업의 지분투자가 상위사 중심에서 중견제약사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단순 전략투자를 넘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5일 미국 바이오기업 뉴로보 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와 개발 중인 신약 2종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고 3700만 달러(한화 516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동아에스티는 신약 파이프라인 DA-1726, DA-1241 2종의 라이선스 아웃 계약금 2200만 달러(한화 307억원)를 뉴로보의 전환우선주로 받은 후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보통주로 전환할 예정이다.

향후 동아에스티는 뉴로보에 1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인데, 이 경우 동아에스티가 보유하는 뉴로보 지분은 50.8%로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이번 계약은 뉴로보의 자금조달을 조건부로 체결됐다. 뉴로보는 동아에스티가 투자하는 15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3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야만 계약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동아에스티는 이번 지분 취득을 통해 뉴로보를 동아쏘시오그룹의 글로벌 R&D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유한양행도 보도자료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기업 에이투젠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 개발 및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기존 주식의 인수를 통해 1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고, 내년 초 별도의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에이투젠은 이번 유한양행의 지분 인수가 국내 바이오벤처의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좋은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이투젠 관계자는 "현재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 기업의 경우는 대다수 전문 투자기관들로부터 자금유치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 유럽 등의 선진국 사례를 보면 기술을 가진 벤처 기업들에게 글로벌 빅파마사들이 직접 투자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치료제 연구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사들은 새 먹거리 발굴과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과거 전략적 투자가 상위사 중심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중견 제약사들도 유망 바이오벤처에 대한 지분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삼진제약은 지난달 퇴행성 뇌질환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아리바이오와 '제약-바이오 기술경영 동맹' 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은 신약 공동 연구개발의 협업 단계를 실질적으로 높이고, 자원·인프라와 플랫폼 상호 활용, 미래 글로벌 빅파마 도약을 위한 양사의 호혜적인 경영환경 구축 등을 포괄한다. 특히 실질적 유대와 가치 실현 의지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우호적인 경영 동반자가 되기 위해 상호 지분 취득에도 합의하는 등 향후 기업 간 전략적 투자도 병행하기로 했다. 

GC셀은 지난 4월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 바이오센트릭(BioCentriq)의 지분 100%를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뉴저지에 위치한 cGMP 생산시설에서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바이럴 벡터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CDMO 기반을 확보해, GC셀이 집중하고 있는 CDMO 부문 규모를 글로벌급으로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중견사인 휴메딕스도 지투지바이오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약효 지속성 주사제를 비롯해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한 2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지투지바이오의 서방형 미립구 제조기술 ‘이노램프(InnoLAMP)’에 대한 기술력 및 잠재적 가능성, 시장 경쟁력이 크다는 결론이 도출된 데 따른 결정이다.

휴메딕스는 지난해 CMO 사업 강화와 미래 성장 재원 확보를 위해 미국 면역항암항체치료제 개발기업 키네타에 200만 달러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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