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가 FDA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의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가운데 약값은 환자 1명당 700달러, 올해 시장규모는 60~70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머크(Merck & Co.)는 지난 1일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의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molnupiravir) 임상3상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경증 및 증등증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몰누피라비르 복용 환자가 위약군 대비 입원률과 사망률을 약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결과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 800mg을 하루 2번 5일간 10회 복용 결과 7.3% 환자가 증증으로 악화됐고 사망자는 없는 반면, 위약 복용 환자는 14.1%가 증증으로 악화되고 8명이 사망했다.

이러한 획기적인 치료 효과로 당초 1550명 환자 대상 임상시험 계획은 추가 임상환자 등록 없이 조기에 임상이 종료됐으며, 머크는 11일 FDA에 긴급사용승인(EUA)을 신청했다.

머크는 올해 말까지 몰누피라비르 1000만 명분을 생산할 예정이며, 미국 정부와 12억 달러에 약 170만 명분을 공급하기로 사전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 4월 인도의 5개 제네릭 제약사와 비독점적 자발적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인도를 비롯해 100여개 저·중 소득 국가에 몰누피라비르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몰누피라비르는 1명당 소요되는 비용은 약 700달러로 추정되며, 올해 내 생산용량 1000만명을 감안할 때 총 70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투자자문사인 번스타인(Bernstein)은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의 시장을 추정한 결과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엔데믹이 돼도 2023년부터 연 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이자, 로슈도 경구용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으로 이들 가격은 1명당 300달러로 예상되며, 허가 이후 머크가 60억 달러의 50%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화이자·로슈가 나머지 50%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부지원 뒷받침 약가인하 요구…백신과 상호보완 역할

일각에서는 몰누피라비르의 약가가 과도하다며 약가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정부지원이 뒷받침된 만큼 약가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몰누피라비르는 미국 정부가 최초 개발자인 에모리 대학에 2013년~2020년까지 29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에모리 대학이 리지백 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이후 2020년 5월 머크가 리지백 테라퓨틱스로부터 전세계 독점 판매 및 생산 권리를 확보했다.

최근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 및 영국 런던 킹크칼리지 병원 연구진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 1명분의 생산비용은 17.74달러이다.

이는 몰누피라비르 원료의약품(API)의 2016년부터 최근까지 수출입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로, 이에 따르면 인도의 3개 원료제약사만이 몰누피라비르의 원료의약품(API)을 수출하고 있으며, 몰누피라비르 원료의약품의 평균 시장가를 산정해 보면 kg당 2162달러이다.

200mg 캡슐 4개(800mg)를 하루에 두 번 5일간 사용된다고 했을때의 생산비용은 17.74달러로, 이는 미국 정부가 머크와 계약한 1명 분당 700달러의 1/39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또한 제네릭 가격을 산정해 보면 생산비용 17.74달러에 10%의 마진과 인도에서의 세금 27%를 추가했을 때 19.99달러로 이는 700달러의 1/35배에 해당한다.

미국 의약전문지인 FiercePharma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의 고위험군에 대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가들의 백신접종 캠페인에 주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백신 추가 구매, 부스터 샷, 청소년으로의 백신 접종 확대, 다양한 신규 변이종 백신 등에 대한 수요의 지속으로 백신 제조자들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코로나19 백신과는 경쟁보다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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