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P 억제제가 급여 확대와 적응증 추가 등 '무기'를 장착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와 다케다제약의 '제줄라(성분명 니라파립)'가 이달 1일부터 보험급여가 확대됐다.
린파자는 100mg과 150mg 고용량이 급여범위에 포함됐고, 제줄라는 1차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한 난소암 단독 유지요법으로 급여범위가 확대됐다.
린파자는 50mg 용량이 지난 2015년 8월 국내 허가됐고, 2019년에 100mg과 150mg이 허가됐다.
허가 근거가 된 Study19 2상 임상에 따르면, 린파자는 모든 환자군에서 위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위험을 65% 감소시켰다. 린파자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은 위약군 대비 3.6개월 연장됐다. 린파자 투여군 중에서도 BRCA 유전자 변이를 동반한 환자의 경우 PFS가 11.2개월로, 위약군 4.3개월보다 2.6배 개선됐다.
린파자는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에 반응(부분 또는 완전반응)한 새로 진단된 진행성 BRCA 변이 고도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성인 환자의 유지 요법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CR 또는 PR)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BRCA 변이 고도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일차 복막암의 유지요법에 급여가 인정된다.
다만 1차 백금기반요법의 투여기간은 치료 시작일로부터 2년까지 급여가 적용되며, 2차 이상의 백금기반 요법에 반응하는 난소암 등은 BRCA 변이 환자로 제한됐다.
이와 함께 린파자는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췌장암과 전립선암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최소 16주간 받은 후 진행하지 않은 gBRCA 변이 전이성 췌장암 성인 환자의 유지 요법 ▲이전에 새로운 호르몬 치료제 치료 후 질병이 진행한 경험이 있는 BRCA 변이 전이성 거세저항성전립선암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이 가능하다.
린파자는 5년 장기 추적관찰 연구를 통해 BRCA 변이 환자에서 생존률을 높인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SOLO-2 임상을 통해 BRCA 변이 백금 민감성 난소암 재발 환자의 유지요법에서 5년 차에 린파자군은 42.1%가 생존한 반면, 위약은 33.2%에 그쳤다. 중앙 추적 기간 65개월 시점에서 린파자군은 28.3%, 위약군은 12.8%가 후속 치료 없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린파자·제줄라 급여확대, 환자 접근성 제고
반면 같은 기전을 갖고 있는 제줄라는 최초로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투여 가능한 PARP 억제제라는 점과 1일 1회 투여로 편리성을 개선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줄라는 PRIMA 3상 임상연구를 통해 바이오마커 관계없이 모든 환자군에서 위약 대비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률을 낮췄다.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줄라는 BRCA 변이 환자군에서 위약 대비 두배 이상 22.1개월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 달성과 질환 진행 및 사망에 대한 위험률율 60% 감소시켰다.
전체 환자군에서는 위약 대비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률을 38% 감소시켰고, BRCA 변이가 없는 환자에서 50%, HRp 환자군에서 32% 질환 진행 또는 사망 위험률을 감소시켰다.
BRCA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HRd 환자에서 보인 제줄라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1.9개월로, 위약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인 10.4개월보다 2배 이상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또한 질환 진행 및 사망에 대한 위험률도 57% 감소했다.
또한 국내 최초 1차부터 개별맞춤형 용량으로 1일 1회 투약 가능하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유지요법을 고려할 때 환자의 삶의 질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PRIMA 임상 사후분석을 통해 재발 위험도가 높은 난소암 환자에서도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제줄라는 1차 백금기반요법에 반응(CR 또는 PR)한 진행성 BRCA 변이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일차 복막암 환자의 유지요법에서 급여 처방이 가능하다.
기존 급여 범위였던 ▲2차 이상의 백금기반요법에 반응(CR 또는 PR)한 백금민감성 재발성 BRCA 변이 재발성 고도장액성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 유지요법과 ▲4차 이상 BRCA 변이 고도장액성 난소암(난관암 또는 일차 복막암 포함)의 치료요법까지 감안하면, 제줄라는 PARP 억제제 중 국내 최초로 BRCA 변이 난소암 환자의 모든 치료 단계에서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유지요법이 난소암 치료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PARP 억제제의 이번 급여 확대가 미충족 수요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재원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일차 항암요법에 반응을 보인 진행성 난소암 환자는 반드시 유지요법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러 임상요소와 유전 표지자, 약제 특성 등을 종합해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