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수 건강보험공단 기획상임이사가 올해 건보재정 적립금 17조 4181억원을 기록한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재정관리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지출 효율화를 통해 보험재정 100조원 시대를 안정적으로 맞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험료율 8% 이상 인상을 위한 전제조건으로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각 정부 기관과 시민단체, 사회단체 등과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적정급여 실현을 위해서는 적정 부담으로 가야한다는 당위성을 설득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약가관리실 운영에 대해서는 총 급여비의 24% 규모를 담당하는 조직에 걸맞게 조직 운영의 효율화를 꾀할 것 이라고 밝혔다.
16일 건강보험공단 본원에서 진행된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기자간담회에서 김덕수 기획상임이사는 조직 운영과 관련해 "올해 본부는 빅데이터 전담조직, 약가관리실, 연구원 등이 고유기능을 강화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부의 경우 자체 경영기획, 현장교육, 위기대응과 관리 기능 중심으로 운영의 중심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개편은 재정규모 100조원 시대, 포스트코로나 등 대내외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신속한 대응, 공단의 발전을 위해 조직기능을 재설계한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업무량에 따라 지사 정원을 조정해 효율성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전략적 재정관리를 위한 체계 구축도 단계를 밟아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기획상임이사는 "2024년까지 3단계 로드맵을 수립해 지난해에는 의료자원과 의료이용 현황에 대한 상세 분석 조회가 가능하도록 작업했다"면서 "올해는 2단계로 온스톱 관리가 가능하도록 재정분석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관리체계는 2024년까지 AI 기능을 확대해 지능형 재정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해 체계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재정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추계에서 어려움이 많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재정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토로하면서도 "수입, 지출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올바른 생활습관이 정착, 지속돼 합리적인 의료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종합계획 상에 올해 당기수지는 1조 679억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장 민감한 주제인 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선행과제로는 안정적인 국고지원과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험료율 인상에 따른 사회적 공감대 형성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기획상임이사는 "공단 입장에서는 건강수명과 평균수명의 갭을 줄이는 일이 지출효율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이며 업무 개선과 제도 개선을 통해 다양한 수입을 확충하고 지출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면서 "강도 높은 재정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료는 국민들이 납부한 보험료로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면서 "8% 상한선 문제는 적정부담과 적정급여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이를 위해 시민단체, 전문가, 정부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 법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국내 제약사들과 급여 관련 문제로 소송을 진행하는 공단의 입장도 나왔다.
안선영 공단 선임변호사는 콜린알포세레이트 등 의약품 급여 관련 소송 등을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국민적 손해와 보험재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송의 승소를 떠나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취지에서 진행한다"면서 "단순히 소송에서 진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제도에서 허용하는 대로 (관련 제도가)운영되어야 한다는 취지를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그런 의미에서 공단이 하는 일련의 소송은 패소했어도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