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와 임원들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읽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 산부인과의사회가 내부 갈등이 있는 가운데서도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와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동석)는 10일 각각 소공동 롯데호텔과 그랑서울 나인트리컨벤션에서 제35차 춘계학술대회와 제1회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들 두 단체는 같은 날, 동시간대 각각 다른 장소에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는데는 실패했으나 상급병실 급여화 등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노준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제35차 춘계학술대회에서 "정부는 산부인과의원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상급병실 급여화와 같은 성급한 제도 시행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분만 병의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산부인과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오히려 분만환경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회장은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강화를 위해 임산부 초음파와 상급병실 비용을 급여화해 출산비용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잘못하다간 분만병의원의 폐업율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현재 1인실은 산부인과병원들이 보통 10~30만원, 최대 50만원으로 병의원의 시설에 따라 다양하게 받고 있고 산모들이 1인실을 선호하고 있어 병의원의 수익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박 회장은 "보장성 강화가 건정심에 통과됐기 때문에 정부는 어떻게든 시행할 것"이라며 "1인실 급여화는 수가현실화가 반드시 반영돼야 하고 상급병실 급여화 논의가 진행되면 우리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이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입장을 밝히고 있다.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도 이 같은 현안문제에 입장을 같이하고 제1차 춘계학술대회에서 대정부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김동석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복지부는 열악한 산부인과의 상황을 무시하고 대책도 없이 올해 9월부터 산모 상급병실과 초음파 급여화의 일방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공론이라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 "병원이든 의원이든 산모들은 1인실 입원으로 일반 환자는 병실 선택권조차 없어질 것"이라면서 "획일화된 병실료 규제로 인해 시설 투자가 필요없고 산정된 병실료에 맞춰 1인실이 만들어져 하향평준화로 질 저하가 자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분만수가가 고정되면 그 비용이 일본, 뉴질랜드, 호주, 스웨덴 등의 25% 수준으로 고정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모성사망률이 최고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모자보건에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음파 급여화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초음파 관행수가가 너무 낮은 데다 초음파 횟수 제한 등을 어떻게 정할 것이냐는 것이다.

김 회장은 "건정심을 통과했으니까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아니다"면서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는 건정심의 불합리한 의사결정구조에 대해 헌법소원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선제산부인과의사회와 시민단체, 정부가 함께 합의를 도출하는 공청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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