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는 25일 서울에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치료전략을 주제로 미디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박근빈 기자
한국로슈는 25일 서울에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치료전략을 주제로 미디어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박근빈 기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에 격변이 시작됐다. 20여 년간 이어진 알찹(R-CHOP) 중심의 1차 치료 표준이 ADC·이중특이항체 등장으로 사실상 교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제기되면서다. 폴라투주맙 기반 치료 전략과 재발·불응 환자를 겨냥한 컬럽리맵 데이터가 공개되며 국내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로슈는 25일 서울에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 치료전략을 주제로 미디어 세미나를 열어 ADC·이중항체 등 신기전 치료제 중심의 포트폴리오 확대 현황을 공유했다.

DLBCL은 전체 비호지킨 림프종 중 가장 흔하고 공격적인 유형으로 표준요법을 받아도 약 40%가 재발하거나 불응에 직면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 폴라이비, 20년 만에 1차 치료 표준 뒤바꾼 ADC

로슈의 ADC 치료제 폴라이비(성분명 폴라투주맙 베도틴)은 DLBCL 치료 변화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폴라투주맙을 기반으로 한 R-CHP(리툭시맙·시클로포스파미드·독소루비신·프레드니솔론) 병용요법은 글로벌 3상 POLARIX 연구에서 기존 R-CHOP 대비 일관된 생존 개선을 입증하면서 20년 만에 1차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했다.

5년 추적 분석에서 폴라투주맙 병용요법은 질병 진행·재발·사망 위험 27% 감소(HR=0.78), 무진행생존률(PFS) 59.1%→64.2%로 23% 개선(HR=0.77), 전체생존(OS) 6.2% 개선(HR=0.87) 등의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이에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는 이전 치료 경험이 없는 모든 DLBCL 환자에서 폴라투주맙 병용요법을 카테고리 1로 권고하고 있다.

◆ 컬럼비, 고위험·재발·불응 환자 공략…'반응률 상승' 확인

두 번째 전략 축은 이중특이항체 컬럼비다.  해당 약제 역시 NCCN을 비롯해  유럽혈액학회(EHA), 유럽종양학회(ESMO) 등 글로법 가이드라인에서  불응성 DLBCL 치료에 가테고리 1으로 권고받는 표준 치료법이다. 

컬럼비는 B세포 표면 CD20과 T세포 표면 CD3를 동시에 겨냥해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기전으로 기존 치료효과가 낮은 재발·불응(high-risk) DLBCL 환자군에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2상 STARGLO 연구에서 컬럽리맵 병용요법은 완전관해율(CRR), 전체반응률(ORR), 무진행생존율(PFS), 전체생존(OS) 모두 기존 치료 대비 개선 경향을 보였다.

로슈 측은 "컬럼비는 2차 이상의 DLBCL 환자를 위해 완성형으로 출시돼 신속한 치료를 가능케 한다. 통원 치료가 가능해 환자 편의성을 높여 일상 및 사회복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DLBCL 치료, '정밀·기전 중심'으로

한국로슈는 이번 세미나에서 두 치료제를 중심으로 표준요법 개편의 불가피성, 환자군별 맞춤 접근 필요성, 예측 모델 기반 치료전략 강화 등을 강조했다.

이날 김석진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은 "폴라이비와 컬럼비는 DLBCL 치료 패러라임을 이끄는 주요 옵션으로 생존율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폴라이비 병용요법을 통해 1차 치료 골든타임을 사수하고  컬럼비 병용요법을 통해  재발 이후에도  완치 가능성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이승훈  한국로슈 메디컬 파트너십 클러스터 리드는 "신약 불모지로 악명이 높았던 분야에서  다양한 옵셩과 데이터를 알릴 수 있어 뜻깊다"며 "혈액암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 경험과 기술력을 토대로 환자 중심 치료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지트 아젬 한국로슈 대표는 "DLBCL 환자 중 상당수가 재발과 불응의 위험 속에 놓여 있다"며 "ADC와 이중항체 등 혁신 치료제 기반으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환자 특성에 맞춘 임상데이터 축적, 예후 예측기술 강화, 장기 생존률 개선을 위한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긍정적 변화는 발생했지만 한계점도 존재한다.

폴라이비는 조건부 급여기준이 설정되며 제도상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환자 부담이 크다. R-CHP 병용요법 내 기존 항암제들은 모두 급여 대상이지만 폴라이비 약값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컬럼비는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 어려운 재발·불응성 DLBCL 환자를 대상으로 한 2·3차 치료제로 허가받았지만 여러 차례 암질환심의위원회 상정에도 급여기준이 아직 미설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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