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차병원 연구팀이 유전체·단백체 분석을 통해 침윤성 간세포암이 면역항암제 병합치료에 낮은 반응을 보이는 생물학적 원인을 규명했다. 영상·임상·분자 정보를 통합 분석해 침윤성 간암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 연구로, 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IF 16.9)에 게재됐다.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암센터 종양내과 전홍재·김찬 교수, 이원석 연구교수와 병리과 황소현 교수 연구팀은 진행성 간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영상, 임상, 유전 정보를 종합 분석해 침윤성 간암의 특징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합치료를 받은 307명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42.7%가 영상 기준 IV형인 침윤성 유형에 해당했다. 이들 중 면역항암제 반응률은 14.6%에 그쳤으며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2.8개월,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7.1개월로 다른 유형 대비 현저히 낮았다. 나이, 간 기능, 치료 이력 등 다양한 임상 요인을 보정해도 이러한 경향은 유지돼 침윤성이 예후를 예측하는 독립적 지표임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전체·전사체·단백체 통합 분석을 통해 침윤성 간세포암의 분자적 특성을 파악했다. TP53과 ATM 기능 상실 돌연변이가 높은 빈도로 나타났으며, 세포 증식, 상피–간엽 전환(EMT), TGF-β 신호 활성 등 침윤성과 치료 저항성을 높이는 경로가 활성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조절 T세포(Treg) 침윤 증가로 인해 면역 억제성 종양미세환경이 형성돼 면역항암제 반응 저하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IMbrave150을 포함한 외부 5개 독립 코호트 검증 결과, 침윤성 유전자 시그니처는 낮은 생존율과 유의하게 연관돼 예후 예측 지표로 활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기존 침윤성 간암 연구가 영상 또는 임상 정보 중심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연구는 영상에서 관찰되는 종양 형태와 유전자·단백질·면역 환경을 통합 분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접근이 향후 간암 환자의 예후 평가와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홍재 교수는 “본 연구는 침윤성 종양의 구조적 특징을 넘어 면역항암제 내성이 나타나는 분자적 이유를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진료에서 영상 단계부터 침윤성 여부를 고려해 위험군을 조기 식별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