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노바티스
사진=한국노바티스

국내 희귀 신장질환 분야에서 첫 번째 표적치료제가 등장했다.

한국노바티스의 보체 B인자 억제제 '파발타(Fabhalta, 성분명 입타코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 C3G(Complement 3 Glomerulopathy) 적응증을 새롭게 승인받았다. 지난 2013년 질환 개념이 정립된 이후 12년간 이어져 온 치료 공백을 메꾼 것이다.

C3G는 대체 보체 경로(alternative complement pathway)의 과활성화로 인해 C3 단백이 사구체에 과도하게 침착되는 희귀 사구체신염이다. 환자의 절반 정도가 10년 이내 말기신부전(ESRD)으로 진행할 만큼 예후가 불량하며, 신장 이식을 받아도 최대 66.7%가 재발을 경험하고, 이식 신장이 손실될 위험 역시 상당히 높다. 그동안 치료 옵션은 단백뇨와 혈압을 조절하는 보존적 요법에 머물렀고, 중등도 이상 환자의 경우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제한적 접근이 전부였다.

이번에 허가를 받은 파발타는 C3G의 병인에 직접 작용하는 최초의 경구 표적치료제로, 대체 보체 경로의 핵심 단백질인 'Factor B'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사구체 내 C3 침착을 줄이는 기전을 갖는다. 허가 근거가 된 APPEAR-C3G 3상 연구는 신장생검으로 C3G를 확진받은 성인 환자 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파발타 200mg을 1일 2회 경구 투여해 단백뇨 감소와 신장 기능 안정 효과를 평가했다.

임상에서 파발타군은 6개월 시점 기준 베이스라인 대비 단백뇨(24시간 UPCR)가 -30.2%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7.6% 증가해 위약 대비 35.1%의 유의한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복합 신장 평가지표(UPCR 50% 이상 감소 및 eGFR 15% 이하 유지)에서도 파발타군의 임상적 우위가 두드러졌다.

6개월 기준 반응률은 파발타군 30%, 위약군 6%였으며, 치료가 지속된 12개월 시점에는 파발타군의 반응률이 45%까지 상승해 장기 투여 시 임상적 혜택이 더욱 강화되는 양상이 관찰됐다. 임상 중 치료 중단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이상반응 대부분은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이하정 교수는 "C3G는 기존 치료 선택지가 극히 제한적이고 예후 역시 좋지 않은 희귀 신장질환임에도 그동안 보존적 관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파발타의 국내 적응증 확대는 신장 기능 악화와 재발 위험으로 고통받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병인의 출발점에 작용하는 표적치료제가 가능해진 만큼 더 많은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의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바티스 신장질환사업부 홍인자 부사장은 "이번 허가는 국내 희귀 신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며 "파발타를 포함해 신장질환 치료 접근성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파발타는 지난해 8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로 국내 첫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7월부터는 일부 조건을 충족하는 성인 PNH 환자에 대해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C3G는 파발타의 두 번째 적응증 확대 사례로, 경구 보체 억제제 플랫폼의 활용 가능성을 넓힌 결정적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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