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진료지원간호사의 실제 직무를 정량 분석해 핵심 위임가능전문직무(EPA) 12개와 4단계 교육·수련체계를 제시했다. 교육 편차와 역할 모호성 문제를 해소할 표준모델이 공식화되면서 향후 법·제도 변화에 대비한 체계 구축의 근거가 마련됐다.

사진='진료지원업무 역량개발 심포지엄' 패널토의 모습.
사진='진료지원업무 역량개발 심포지엄' 패널토의 모습.

지난 11일 서울대병원은 제일제당홀에서 '진료지원업무 역량개발 심포지엄'을 열고 진료지원간호사의 직무를 다각도로 분석해 도출한 EPA 12개와 단계별 교육·수련체계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직무 특성과 역량 수준을 정량화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직접 반영한 국내 첫 표준 모델로, 진료지원간호사의 역할 확대에 따른 교육 격차와 업무 모호성 문제를 해결할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진료지원간호사는 환자 평가·기록, 처방 지원, 시술 및 처치 보조, 수술 지원, 교육·상담 등 진료 전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최근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숙련도 차이에 따른 교육 편차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직무분석–역할변화 조사–교육·수련체계 설계' 세 축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직무분석 단계에서는 진료지원간호사 150명이 11개 직무의 중요도·수행 수준을 평가했고, 교수 및 관리자 14명이 동일 직무의 난이도와 환자안전 영향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증 환자관리, 전문적 간호중재, 교육·상담, 처방·검사관리, 모니터링 및 사정 등 다섯 개 직무가 공통적으로 높은 점수를 나타냈으며, 이를 '심화 직무'로 규정했다. 이는 진료과별 심화 직무 구성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 설계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직무만족 및 역할변화 조사에서는 상급실무 업무를 처음 맡는 간호사들이 역할 전환 과정에서 업무량 증가, 역할 모호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장에서의 인정, 조직적 지원, 성장 경험 등이 성공적 적응을 이끄는 요인으로 확인되며 구조화된 교육 필요성이 강조됐다.

교육·수련체계 구축 단계에서는 임상 수행에 필요한 업무를 기반으로 EPA 12개를 도출했다. EPA에는 환자 사정·계획, 처방관리, 시술 지원, 응급대응, 교육·상담, 다학제 협업, 전환기 관리, 임상기록·정보관리, 질 향상 및 연구 등 진료지원간호사의 핵심 업무가 포함됐다.

또한 EPA를 실행 능력에 따라 ▲입문기(Phase 1) ▲초기수행기(Phase 2) ▲독립수행기(Phase 3) ▲전문가기(Phase 4)로 나눈 4단계 성장 모델이 마련됐다. 입문기에는 공통이론·술기·현장실습 등이 포함되며, DOPS·Mini-CEX·OSCE 등 평가도구가 적용된다. 이는 향후 시행될 진료지원업무 교육시행규칙의 표준모델로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다.

심포지엄에서는 기관 역할과 제도적 지원 방향도 논의됐다. 김영태 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진료지원간호사의 핵심 직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역량 기반의 단계별 수련체계를 제시한 최초의 모델"이라며 "향후 법·제도 변화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환자안전 중심 진료체계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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