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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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가 국제적으로 '병용요법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만 국내 급여체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개정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2026년 버전에서 타그리소(오시머티닙)는 3세대 EGFR-TKI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요법과 병용요법 모두에서 '카테고리 1'과 '선호 요법 권고'를 유지하며 글로벌 표준 치료제 지위를 재확인했다.

최근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타그리소는 NCCN 최신 개정에서 단독요법과 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모두 카테고리 1로 유지됐다. 이는 최고 수준의 임상 근거와 전문가 패널 합의가 충족돼야만 부여되는 권고 등급으로 타그리소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전 단계에서 임상적 신뢰를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병용요법의 위상이 강화된 배경에는 FLAURA2 연구가 있다. 최종 결과에서 타그리소 병용요법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47.5개월로, 단독요법 37.6개월 대비 약 10개월 생존 연장이 확인됐다.

사망위험 역시 23% 감소하며 장기 생존 향상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단독요법 역시 FLAURA 3상을 통해 기존 표준 대비 무진행생존기간과 전체생존기간 개선을 입증하며 타그리소의 치료적 가치를 뒷받침했다.

글로벌은 병용 중심으로 이동… 한국은 '부분 급여' 머물러

글로벌 가이드라인이 병용 중심 표준으로 넘어간 것과 달리 국내 급여체계는 여전히 단독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타그리소 병용요법이 항암 병용요법 부분 급여 형태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타그리소 성분 자체는 급여가 유지되지만, 병용요법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환자 부담은 여전히 상당하다는 의미다. 일부 비용이 보전되더라도 병용요법을 전액 적용하기에는 현실적 제약이 남아 있고, 글로벌 표준 치료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경제적 장벽이 있는 셈이다.

의료계는 이러한 급여 구조가 병용요법의 임상적 가치와 괴리를 만든다고 지적한다.

타그리소 병용요법은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하는 임상적 이득을 입증했을 뿐 아니라 질환의 재발과 진행을 늦추는 효과로 장기적인 의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비용·효과성 측면에서도 단독요법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행 급여체계는 이 같은 다층적 효과를 통합적으로 평가할 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아, 최적 치료가 환자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제한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독요법 중심으로 짜여진 기존 평가틀이 병용요법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연세암병원 김혜련 교수는 "타그리소는 지난 10년간 EGFR 변이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글로벌 표준 치료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NCCN 권고는 타그리소의 장기 생존 혜택이 지속적으로 검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병용요법 접근성이 급여 구조에 의해 제한되는 상황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정책 논의가 '효과가 있는가'가 아니라 '환자가 접근할 수 있는가'로 이동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수준의 근거가 확립된 만큼 이를 환자 치료로 실제 연결할 수 있도록 급여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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