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10명 중 7명이 지난 1년간 불안·우울·수면 문제 등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의 주관적 정신건강 수준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다수가 일상 속에서 심리적 피로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 문제의 대중화와 더불어 예방 중심의 공공 서비스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이하 서울센터)의 '2025년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 서울시민의 72.1%가 지난 1년간 한 가지 이상의 정신건강 어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2025년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 정신건강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생애주기로는 '청소년기'(42.5%)와 '청년기'(25.9%)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사진=2025년 서울시민 정신건강 인식 및 실태조사 결과, 정신건강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생애주기로는 '청소년기'(42.5%)와 '청년기'(25.9%)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평균 우울 점수는 5.8점으로 '가벼운 우울' 수준이었고, 중간 이상 수준의 우울을 호소한 시민도 전체의 19.5%에 달했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가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닌, 시민 다수가 공통적으로 겪는 일상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이 스스로 평가한 주관적 정신건강 수준은 2021년 63.1%에서 2023년 59.8%, 2025년에는 53.4%로 하락했다. 신체건강을 '좋다'고 평가한 비율도 39.7%로 감소해, 정신적·신체적 건강 모두에서 인식 저하가 동반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센터는 "일상 속 피로감과 심리적 부담이 누적되며 시민의 전반적 건강 인식이 낮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사회적 낙인이 존재했다. 시민들은 정신건강 문제를 대처할 때 '스스로 해결한다'(45.6%)거나 '가족·지인에게 이야기한다'(41.8%)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다'는 응답은 18.8%에 그쳤다. 

서울센터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으나,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사회 전반의 낙인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신질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뉴스·신문 등 대중매체'(89.9%)와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SNS'(88.3%)가 가장 높게 꼽혔다. 정신건강 정보를 얻는 경로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37.5%)가 가장 많았다. 반면 '정보를 얻을 곳이 없다'는 응답도 17.3%에 달해,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공 정보 채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신건강 지원이 가장 필요한 시기로는 '청소년기'(42.5%)와 '청년기'(25.9%)가 꼽혔다. 시민들은 단기적으로는 치료 연계와 치료비 지원, 장기적으로는 홍보·교육 활동 및 예방 중심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서울센터 이승연 부센터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연령대별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중심의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시민이 일상 속에서 어려움을 느낄 때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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