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데이터 활용의 잠재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데이터의 의료적 활용, 과학적 연구, 공익적 활용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가명처리 한 바이오·의료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바이오의료데이터 리스크 인식조사' 결과에 따른 분석을 내놨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데이터 활용의 잠재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확산되고 있지만, 바이오·의료 데이터가 개인의 건강정보뿐만 아니라 가계 정보 등 민감 정보를 포함한다는 인식과 기존의 개인정보 유출 사례로 인한 피해 경험이 양가적인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확보한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데이터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보건의료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 제공심의 절차 간소화 등 정부 주도의 데이터 접근성 강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세계 최고 규모의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시스템(Electronic Medical Record, EMR) 보급률 또한 세계 최상위 수준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간의 보건의료 데이터 연계 및 활용 체계가 미흡해 고부가가치 보건의료 데이터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EMR 시스템의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데이터가 통합적이고 효율적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해 총 9개 공공기관이 보유한 보건의료 데이터를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가명처리 해 연계 및 결합해 연구 목적으로 연구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생활 침해 가능성 우려, 여전히 높아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오·의료 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설문조사 결과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2022년에는 40.8%에서 2024년에는 45.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두 차례 조사의 비교 결과 '사생활 침해', '사회적 차별', '의사-환자 간 신뢰 관계 악화', '영리 목적 사용'의 모든 항목에 대해 우려한다는 응답이 증가했다. 

한편 데이터의 활용으로 의료질 향상, 신약 개발과정 단축 등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명처리한 바이오·의료정보(데이터) 활용범위에 대한 인식조사 통합 결과
가명처리한 바이오·의료정보(데이터) 활용범위에 대한 인식조사 통합 결과

2022년에는 바이오·의료 데이터 활용이 확대될 경우 '개인의 건강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응답이 49.9%로 가장 많았으며, 2024년에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51.0%로 가장 많았다. 

설문 비교 결과 2022년에 비해 2024년 '의료의 질 향상', '신약 개발과정 단축', '새로운 시장 형성'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이 증가했다. 

또한 가명 처리한 바이오·의료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에 대해서는 2022년 54.5%, 2024년에는 55.1%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며, 여전히 산업적 활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의료적 활용', '공익적 보존', '통계작성 목적', '과학적 연구'에서는 2022년과 2024년 모두 가명처리한 바이오·의료 데이터 활용에 동의한다고 응답이 80% 이상으로 나왔다. 

바이오·의료 데이터 활용을 위해 가명정보처리를 할 경우 당사자의 서면동의 필요 여부에 대해서는 2022년 83.0%, 2024년 82.1%로 '필요하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보고서는 "2022년에 비해 국민의 우려가 증가한 것은 2023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면서 "사생활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2022년에 비해 증가한 것은 바이오·의료 데이터 활용 범위의 확대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해 국민들이 인식하는 불안감이 상승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이어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빅데이터를 구축해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 역시 바이오·의료 데이터의 활용에 전반적으로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확보한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데이터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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