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제약사들의 임상시험 건수는 전년 대비 약 16% 감소한 반면, R&D 투자비용은 약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국내에 진출한 33개의 글로벌제약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R&D 비용과 연구인력에 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31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2022년 기준 R&D 총 투자비용, 종사 인력 및 다양한 임상연구 관련 현황 등을 포함한 글로벌제약사의 국내 R&D 분야 기여활동과 제도개선 제안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제약사가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 임상연구에 투자한 R&D 총비용(해외 본사의 국내 R&D 직접 투자 비용 제외)은 약 8178억원으로, 2021년 7153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반면 국내 임상시험 건수는 2021년 842건에서 2022년 711건으로 15.6%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증감률을 보면, R&D 투자비용은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연평균 14.8%의 지속적 증가율을 보였다.

KRPIA는 "전세계적으로 등록된 글로벌제약사 의약품 임상시험 건수 뿐만 아니라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도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하는 추세인 가운데, 글로벌제약사의 국내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2022년 기준 글로벌제약사 임상시험을 통해 국내 환자에게 지원된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비용 가치는 약 34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부터 2022년도까지 5년간 진행된 1~3상 임상건수 역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특히 초기 임상시험인 1~2상 임상시험은 각각 14.5%, 9.4%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2022년 주요 임상 연구  중 항암제 연구 건수는 약 76.0%, 희귀질환 연구건수는 약 11.8%를 차지했으며, 최근 5년간의 연평균 임상 건수 추이에서도 항암제 연구(14.7%) 및 희귀질환 연구(25.6%)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KRPIA는 "이는 글로벌제약사가 국내 임상시험 인프라 투자를 통해 기존 의약품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중증∙희귀질환 환자들에게 효과가 입증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2022년 R&D 활동 종사 인력은 총 2055명으로 2018년도 이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였고, R&D 인력 중 특히 임상연구 인력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이밖에 KRPIA 소속 글로벌제약사들은 임상시험을 통한 R&D 투자 외에도 기초연구·비임상시험, 국내 개발 물질 도입, 국내 단체와의 협약 등 다양한 공동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 및 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KRPIA는 “한국은 지난해 제약사 주도 전세계 임상시험 등록 건수에서 국가별 점유율 5위를 차지하는 등 제약바이오 산업 및 R&D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가속화된 기술 발전이 임상 환경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만큼, 선진형 임상시험이 한국에서도 제대로 수행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 당국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약의 국내 도입에 대해서도 “한국에서의 임상시험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국내 환자들의 치료 기회가 확대되고 있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약이 글로벌에서 최초 출시된 후 1년 이내 도입된 국가별 비율에서 한국은 5%에 불과해 OECD 평균의 1/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세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높아진 한국의 위상과 허가당국의 다양한 규제혁신 노력을 고려했을 때,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신약 허가 및 급여 부분에서의 제도적·정책적 개선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