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제약바이오업계에서 화두가 된지 오래다. 이제 화두를 넘어 실질적인 규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비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 대한 ESG 공시 의무화가 2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선두기업을 중심으로 '지속경영보고서 발간' 등 ESG 경영체계가 대폭 강화되는 모습이다.

종근당홀딩스와 대웅제약, 셀트리온은 최근 ESG 경영 성과 및 비전을 담은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 2018년부터 'CSR 리포트'라는 제목으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해 온 한미약품은 올해부터 전세계적인 ESG경영 흐름에 발맞춰 타이틀을 'ESG 리포트'로 변경해 발간했다.

동국제약은 ESG성과 컨텐츠를 업그레이드한 홈페이지를 오픈했으며, HK이노엔은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설치했고, 유한양행은 주요 가족사 및 학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한 ESG경영실천 공동선언식'을 갖는 등 산업계가 최근 잇따라 ESG 경영강화에 나서고 있다.

ESG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ESG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부각됐다. 코로나19로 인해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ESG 관련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진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1년 1월 금융위원회가 '기업공시제도 종합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2조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2030년부터는 나머지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ESG 공시 의무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전에도 유한양행, 동아쏘시오홀딩스, 종근당, 한미약품, 동국제약, 한독, 일동제약 등 주요 기업들은 ESG 관련 조직을 만들어 ESG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ESG 전문위원회의 설치, 투명한 ESG 경영보고서의 발행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글로벌 제약기업은 환경 문제에 엄격하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양상을 보이며, 인권·노동 문제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대다수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사회(S)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환경(E)이나 지배구조(G) 문제에 미온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규모에 따라 ESG 도입에 편차가 있고 환경 부문 등은 특히나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며 "신약을 개발하고 의약품을 공급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측면이 기존 ESG의 평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내 기업의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에서 ESG 규제 및 공시 의무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해외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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