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수가협상' 대장정 스타트, 흑자 재정 반영될까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인상폭을 결정하는 수가협상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는 새로운 모형 적용으로 협상이 진행되는 만큼 적정수가를 찾기위한 타협과 협조를 강조했고, 각 의약단체들은 건보재정이 여유있는 상황에서 수가 인상을 기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조산협회 등 6개 보건의약단체는 11일 오전 서울가든호텔에서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은 이사장 직무대리 현재룡 기획상임이사, 김남훈 급여보장선임실장 및 박종헌 빅데이터운영실장, 이상일 급여상임이사가 참석해 의약단체장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보건의약단체는 윤동섭 대한병원협회장, 김봉천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박태근 치과협회장, 홍주의 한의사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이승옥 조산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현재룡 기획상임이사는 "공급자측에서 수가협상에 요구사항들이 많았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가협상 과정을 개선하기위해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이번 수가협상은 수가조정모형을 다양화해 객관적·합리적인 밴드가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년 연속 재정흑자를 봐서 공급자입장에서는 수가협상에서 기대하는 것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공단은 필수의료 구축해나가는 정부의 계획에 따라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장에 입각해 수가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올해도 어려운 협상이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수가인상은 종합적인 큰 틀에서 합리적인 기준점을 찾아가도록 할 것이다. 모두가 윈윈하는 협상이 되도록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각 의약단체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2년간 재정흑자가 난 상황인 만큼, 지금이 수가인상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피력했다. 

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코로나19 동안 병원계는 감염병상황 극복에 노력했고 현재는 일상회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정부는 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병원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들은 진료 수익만으로 경영이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건보 재정은 현재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흔치않은 기회이다"며 "필수의료 개선 등 보건의료계의 다양한 접근성을 위해 의료공급자의 긍정적인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공단이 협상 당사자로 가입자와 공급자의 양측의 가교역할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의협 김봉천 부회장은 "이자리 참석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 지난해까지 협상을 주도했던 대한개원의협의회에서는 협상권을 반납했고, 회원들 가운데 협상 참여 거부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올해 수가협상에서 5%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고 답답함을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정부와 달리 이번 정부는 필수의료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의료현장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수가는 현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고, 복잡한 규제는 의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단이 협상체계 개선을 약속했지만 아직 만족할 수준은 아닌거 같다"며 "협상은 통보가 아니라 진정한 협상이 되어야 한다. 상호이해를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단식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치과협회 박태근 회장도 "치과계의 상황은 2년전보다 참혹하다. 무한경쟁의 시대로 정상적인 진료와 수가를 받는 곳이 더 비정상적인 시선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치과의료 정책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의료인의 양심만으로 기대기는 힘들다. 자본주의 시대, 싼값의 적정진료는 환상이다. 이제는 적정 수가의 보장으로 국민의 건강을 담보해야 한다"며 "올해가 큰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의사, 약사, 조산사 등도 현장의 어려움을 피력하며 적정한 보상을 요구했다. 

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코로나19 당시 정부의 지원에서 의료인은 모두 제외됐다. 공단은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면서 "한의계가 무너지지않고 국민들에게 봉사하는 기회를 유지시켜달라. 새로운 모형 적용에 기대을 해 본다"고 말했다. 

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어려운 시대를 잘 넘겨서 안정화된 상황이 왔다. 약국은 코로나19 환자로 지난해 행위료가 증가했다. 코로나19 헌신이 이번 협상에서 걸림돌이 될 거 같아 염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행위료 증가는 단발적인 현상이다. 지난 3년간의 코로나 특수성, 장기적인 상황을 고려해 합리적인 적정 수가인상을 보여달라"며 "건보재정 흑자로 재정이 여유로울때 조금씩 수가를 올려가는 것이 기회다. 공평한 협상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