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암 진단과 치료 지연 사례가 발생하면서 원격의료 도입 등 유연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글로벌 보건의료전문가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MSD는 26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암 치료의 미래'를 주제로 '제1회 AP 저널리즘 프로그램-헬스케어와 과학' 온라인 행사를 개최했다.

스티븐 람 찬 홍콩중문대학 임상종양학과 차기 임상교수는 "지난해 기준 전세계적으로 1930만명이 암 진단을 받고, 990만명이 암으로 사망한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암 발병률은 전체의 절반(49.3%)을 차지할 정도로 높다"며 "지난 1년 반 사이에 코로나19가 암 환자와 관리에 타격을 줬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 암 발병률.

암 환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이나 의사 방문을 꺼려하면서 암 진단이 지연되거나, 발견하더라도 이미 암이 진행 또는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아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학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방역단계가 높아지면서 회의 자체가 어려워져 암 관리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찬 교수는 "홍콩은 지난해 3~4월 1차 코로나19 팬더믹이 발생했는데 환자들이 병원이나 공공기관 출입을 꺼려 암에 대한 타격이 가장 컸다"며 "당시 3~4개월 동안 신규 암환자 수가 감소했고 내원률도 확연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병원 방문이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수술 전 약물을 이용해 질병의 진행이 지연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리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찬 교수는 "암 환자들은 모니터링 받는 것도 힘들어한다. 그래서 원격의료 조치 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암 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이다. 계속 백신접종이 이루어지고 환자의 이해도가 높아지면 타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호프마르쉐 스웨덴 보건경제 연구소 보건경제학자도 "지난해에는 집밖에 나가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우려가 줄어들고 있다"며 "환자들이 코로나19가 암 치료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기 때문에 우리는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한다"고 말했다.

딤 카리키오스 호주 시드니대학 네피안병원 암센터 종양전문의 겸 임상교수는 "지난해 유럽에서는 유방암에 대한 선별검사가 전면 중단됐다. 나중에 진단받게 되면 예후와 생존률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보니 합리적인 판단을 못한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빅토리아병원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4000명 정도 진단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에서도 유연성이 발휘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카리키오스 박사는 "안전한 약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내원 횟수를 줄이고 원격의료를 이용하기도 한다"며 "신약개발에서 임상연구가 상당히 중요한데, 다국가 임상에서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데이터가 빨리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신약 허가도 더 늦어질 수 있다. 그래서 임상연구 피험자를 빠르게 모집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의료가 추진되고 화상진료가 시행되고 있다. 대도시는 확진자가 많기 때문에 임상 참여자들도 원격의료를 통한 임상 참여를 반기고 있다"며 "임상시험 운영에 있어서도 (원격의료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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