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글라토로정5mg·스테글루잔5/100mg 2개 품목, 공급중단 보고
국내 시장 포기…포시가도 올해까지 공급, 자디앙·엔블로 반사이익

MSD의 SGLT-2 억제제 계열 '에르투글리플로진' 성분 당뇨병치료제가 국내 시장철수 수순을 밟고 있어 주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MSD는 지난 15일자로 '스테글라트로정5mg(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L-피로글루탐산)'과 '스테글루잔정5/100mg(성분명 시타글립틴인산염수화물+에르투글리플로진L-피로글루탐산)'의 공급중단 사실을 보고했다.

한국MSD는 "시장의 수요 감소에 따라 마지막 수입 후 공급을 중단한다"면서 "마지막 수입일정은 제조일정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으며, 약 5월 중순~6월 중순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테글라트로는 오는 5월 31일까지, 스테글루잔은 8월 20일까지 최종 공급된다.

회사 측은 현재 다른 SGLT 계열의 제품이 시장에 이미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공급중단으로 인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MSD는 "판매 중단 이전 의사에게 공급 중단을 공지해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중단이 보고된 이들 2개 품목의 허가가 취하되면, MSD의 국내 에르투글리플로진 제제는 스테글루잔정15/100mg 1개 품목만 남게 되지만, 해당 품목은 국내에서 판매된 적이 없어 사실상 전 품목이 철수하는 셈이다.

당초 스테글라트로와 스테글루잔정, 2019년 허가받은 메트포르민과의 복합제 '쎄글루로메트정' 등을 포함해 총 8개 품목을 보유했으나, 이 중 쎄글루로메트정 4개 품목과 스테글라트로정15mg 1개 품목 등 5개 품목은 2023년 1월 자진취하한 바 있다.

스테글라트로는 2018년 8월 식약처의 허가를 통해, 국내 SGLT-2 억제제 시장의 네 번째 품목으로 등장하며 주목받았다.

스테글라트로는 단독 요법 또는 메트포르민과의 2제 병용요법, DPP-4 저해제인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와의 2제 병용요법, 메트포르민 및 자누비아와의 3제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해 만성 심부전과 만성 신장병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동안, 스테글라트로는 적응증이 당뇨병으로 제한돼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2022년 유비스트 기준 SGLT-2 억제제 시장은 1723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

이 중 포시가는 914억원(직듀오 포함), 자디앙은 761억원(자디앙듀오 포함)으로 양강체제를 구축한 반면, 스테글라트로와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L-프롤린)은 각각 16억원과 33억원에 그쳤다.

이유는 다르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지난해 12월 포시가의 국내 공급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HK이노엔을 통해 공급된다. 다만 복합제인 직듀오는 계속 공급할 예정이다. 

포시가의 공급중단 결정은 지난해 4월 물질특허 만료를 계기로 제네릭 대거 등장에 따른 약가인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포시가와 스테글라트로의 국내 철수로 인한 반사이익은 경쟁품목인 자디앙과 대웅제약의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 및 제네릭 품목에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시가를 공동판매한 경험과 LG화학의 DPP-4 억제제 계열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를 연처방액 1000억원대로 성장시켰을 만큼 영업력이 탄탄해, 향후 자디앙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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