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AZ, 국내시장 철수 선언…업계, 시장 판도변화에 '촉각'
베링거 '자디앙'·대웅제약 '엔블로' 대체 가능성…제네릭도 경쟁 치열

SGLT-2 억제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의 국내 철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가 향후 시장 판도변화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무주공산이 될 연처방액 500억원 시장의 빈자리를 누가 선점하게 될지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포시가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복합제인 '직듀오'는 지속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공급 중단 결정은 포트폴리오 재편 차원으로, 내년 상반기 철수 전까지 국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 4월 포시가의 물질특허 만료를 계기로 제네릭 대거 등장을 원인으로 꼽는다.

현재까지 허가된 다파글리플로진 성분 제네릭은 단일제와 복합제를 합쳐 106개사 403개 품목에 달한다. 이 중 지난 4월 이후 60여개사가 제네릭을 발매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해 11월까지 포시가 제네릭 누적 처방액을 보면 보령의 '트루다파'와 한미약품의 '다파론'이 각각 19억원, 15억원으로 선두에 있다. 나머지 제네릭 중 10억원 이상 실적을 기록한 곳은 아주약품의 '다파릴', 종근당의 '엑시글루'뿐이다.

포시가의 연처방액은 2022년 유비스트 기준 485억원, 올해 11월까지 511억원을 기록했다. 연 5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사실상 '무주공산'이 되는 것이다.

당장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것은 SGLT-2 억제제 경쟁품목인 베링거인겔하임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과 대웅제약의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45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던 자디앙은 그 동안 포시가를 뒤쫓아왔으나, 올해 3분기 누적 531억원을 기록하며 제네릭 공세에 주춤한 포시가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오리지널티를 강조할 경우 포시가의 빈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8년부터 포시가를 공동판매하면서 엔블로 개발에 성공했다. 포시가의 실적 상승에 대웅제약이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공동판매 계약은 올해 말 종료된다. 앞으로 엔블로 영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웅제약은 LG화학의 DPP-4 억제제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를 연처방액 1000억원대로 성장시켰을 만큼 영업력이 탄탄해, 자디앙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전망이다.

제네릭이 등장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영향이 미미한 상황에서, 500억원대의 시장을 포기한 아스트라제네카의 결정에 일각에서는 의구심과 함께 감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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