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약국, 최저 인상률 제시받아 참담
재정위, 수가 일괄 인상 지적···인상분 필수의료 활용 권고

지난 5월 11일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의 수가협상 상견례 모습.
지난 5월 11일 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의 수가협상 상견례 모습.

2024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1일 새벽 완료된 가운데 새로운 수가협상을 기대했지만, 협상 타결을 이루어낸 몇몇 곳을 제외하고 참담한 분위기다.

높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가입자 측의 입장과 경영여건 악화로 인한 적정수가 인상을 요구한 공급자 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환산지수 평균 1.98% 인상, 의원·약국 결렬

요양급여비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병원계가 지난해와 같이 가장 먼저 협상을 타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의원급을 대표한 대한의사협회는 2년 연속 협상 결렬에 택했고, 대한약사회 역시 낮은 인상률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1일 최종협상 후 공단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도 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 평균 인상률은 전년과 동일은 1.98%로 나타났다. 

추가 소요재정은 1조 1975억 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병원 1.9%, ▲치과 3.2%, ▲한의 3.6%, ▲조산원 4.5%, ▲보건기관 2.7%로 5개 유형은 타결되었고 의원, 약국 유형은 결렬됐다. 

결렬된 의원과 약국은 각각 1.6%, 1.7%를 공단이 최종 제시한 수치로 확인됐다. 

최근 5년간 환산지수 결정 현황.
최근 5년간 환산지수 결정 현황.

협상 후 건강보험공단 이상일 협상단장은 "올해 협상은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 등 경제적 부담을 호소하는 가입자 측과 의료물가 상승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 해결을 위한 과감한 재정 투입을 요구하는 공급자의 시각 차이로 어느 때보다 어려운 협상이었다"고 전했다. 

공단은 이번 수가 협상 시 연구용역을 통해 수가밴드를 결정하기 위한 참고값 SGR현행모형, SGR개선모형, GDP증가율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 모형 등 총 5가지 모형을 제시했다. 

또한 가입자-공급자-공단 관계자의 소통 간담회를 통해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노력한 바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협상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남는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가입자·공급자 간 시각 차이 해소를 위해 여러 차례 협의과정을 거쳤으나 의원, 약국 유형과 결렬된 것은 아쉽다"며 "공단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기반으로 원활한 협상에 노력했다. 건강보험제도 지속가능성, 필수의료체계 구축 등 가입자 부담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올해 협상 결렬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10차례나 결렬되는 결과를 얻었다. 

의사협회 김봉천 부회장은 "지난해는 역대 최저수준인 2.1%에 이어 올해는 사상 최저치인 1.6% 인상률을 기록하며 의원급 의료기관에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협상에서 인건비, 관리비, 재료비 등을 비롯한 비용지출 급증에 따른 원가 인상자료를 전달했다"며 "하지만 공단은 높은 물가인상율 및 임금인상율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의 고용 유지 등 의료 인프라를 위해 노력하는 의원급 현실을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여느 때와 같이 합리적 근거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공단의 SGR 연구 결과 순위를 토대로 인상률을 통보하고 수용여부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을 되풀이됐다"면서 "SGR 모형의 문제점, 근거 없는 밴딩의 규모, 결정과정의 불투명함 등 기존 수가협상의 불합리한 문제점을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재정운영위원회는 1일 이번 수가계약 결과를 의결하며, 부대의견을 결의했다. 

재정위는 2025년 요양급여비용 계약 시(2023년 5월)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 재정은 소아 진료 등 필수 의료 확충을 위해 수술, 처지 등 원가 보상이 낮은 행위유형 상대가치점수와 진찰료 등 기본진료료 조정에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그동안 수가 계약 시 원가 대비 보상이 과다한 검체·영상검사 등의 수가도 함께 일괄 인상되는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원가 대비 보상에 차이를 두고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재정위는 차년도 환산지수 인상분 중 일부는 수술.처치.기본 진료료 등 원가 대비 보상이 낮은 분야의 수가 조정을 통해 소아 진료 등 필수의료 확충에 활용하는 부대의견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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