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연구본부 면역질환연구실장, 'DA-1241'·'DA-1726' 차별성 강조
두 과제 모두 2030년 미국 NDA 목표…노보·릴리·베링거 등 경쟁상대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과 비만치료제 영역은 글로벌 빅파마를 포함해 국내 대표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동아에스티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인 파마슈티컬스와 함께 'DA-1241'과 'DA-1726'를 통해 NASH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DA-1241은 NASH와 당뇨에, DA-1726은 NASH와 비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경쟁열기를 피부로 느끼면서도 동아에스티가 개발을 이어가는 것은 자사 후보물질의 차별성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김미경 동아에스티 연구본부 면역질환연구실장은 최근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DA-1241은 임상1상을 미국에서 진행했고, 평가한 전 용량에서 부작용 이슈없이 내약성을 확인했다"며 "또한 전략적으로 초기 임상단계에서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그간 앞서 실패했던 GPR119 작용제와 달리 약효가 개선됐는지를 확인하는 탐색적 임상을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DA-1241은 저분자 화합물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제로 개발 중이다. GPR119라는 세포표면에 위치한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해서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며, 그로 인해 소장에서는 지방이 흡수되는 것을 경감해 외부로부터 지방공급원을 줄이면서, 간에서는 지방생합성을 억제해서 지방간을 개선한다.

또한 면역세포의 활성을 감소시켜 염증반응을 줄이고, 간에서의 섬유상 단백질 합성을 억제해서 NASH의 지방간, 염증세포 침윤, 섬유화를 개선한다.

김 실장은 "비알콜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의 절반이상이 2형 당뇨환자이고 이 자체가 비알콜성지방간질환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인데, DA-1241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서 혈당을 개선할 수 있어 동반질환까지 조절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DA-1726은 장기지속성 합성펩타이드약물로서 1주 1회 피하주사하는 용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GLP1유사체처럼 비만, 당뇨, 비알콜성지방간염에 대한 치료효과를 갖고 있다.

김 실장은 "늦었지만 GLP-1 기반 비만치료제를 개발하려고 하는 이유는 앞선 경쟁자들과 한 번 붙어볼 만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위고비의 승인과 마운자로의 성공적인 임상결과로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빠르게 시장이 성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두 약물은 식욕억제를 통한 체중감소제인 반면 GLP1-Glugagon 수용체 이중작용 펩타이드는 말초에서 에너지소모를 촉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물을 중단했을 때 요요현상을 통한 체중반등이 상대적으로 덜 나타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10%이상의 체중감소 효과는 간접적으로 지방간과 그로인한 염증, 섬유화를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는 바와 같이, 체중감소를 통한 대사적 개선이 NASH 개선효과를 유도하며, GLP-1 수용체 작용으로 인슐린 분비증가를 통해 혈당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저는 이것을 체중감소의 ‘질’이 다르다고 표현하고 싶다. 단순히 먹는 양을 줄이는 방식의 비만약에서 에너지원의 섭취도 줄이면서 운동을 하지 않아도 운동을 한 것처럼 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더해진 좀더 진보한 컨셉으로 보면 된다"며 "두 약물의 NASH 치료효과적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는 DA-1726은 체중감소를 동반한 것이며, DA-1241은 체중감소 없이 직접적으로 간에서 작용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DA-1726의 경우 확보 가능한 경쟁물질들과 비교평가한 내부자료를 근거로 경쟁물질들의 특징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동일계열의 경쟁자와 다른 기전의 펩타이드 약물 대비해 실험적으로 확인한 차별성이 있고, 그 차이가 임상적으로 구현되는지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비만치료제로서 first mover가 아니어도 best-in-class로서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를 추정하는데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NASH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그러나 NASH 치료제 개발은 쉬운 상황이 아니다. 현재 NASH 치료제는 없고, 글로벌 제약사도 임상을 중단하는 등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예컨대, 비만과 NASH치료제 개발측면에서 보면 두 가지 정도의 대표적인 차이가 있다. 첫째는 측정하기 쉬운 임상종결점이 있는가, 두번째는 질병 자체의 복합성이다.

김 실장은 "비만은 비침습적으로 손쉽게 연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재현성도 우수한 ‘체중’이라는 임상지표가 있으며, 이 자체가 질병의 개선을 확증적으로 얘기해 준다"면서 "반면 NASH는 약물치료 전·후에 생검을 통해 주사바늘로 간 조직에서 떼어낸 작은 조각의 간 조직을 표본으로 만들어 간 조직에서 지방과 염증세포 침윤, 세포의 괴사, 섬유상 단백질이 감소한 것을 병리학자가 점수화해서 질병의 개선을 판독한다. 1kg이 넘는 성인의 간조직에서 1/1000내외의 작은 조직을 대표성 있게 반복적으로 체취하는 것과, 서로 다른 병리학자가 최대한 객관적으로 질병의 상태를 재현성있게 점수화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 NASH임상의 유효성 확보, 효율성 측면에서 아주 큰 장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질병의 복합성 관점에서 보면 비만은 지방조직에 축적된 지방량의 증가가 핵심적인 병태생리인데 반해, NASH는 간에서 지방대사의 변화와 염증반응을 통한 면역세포 환경의 변화, 그리고 만성적 염증의 진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조직의 섬유화가 동반되는 복잡한 병태생리를 나타낸다. 따라서 비만환자의 경우 축적된 지방량의 차이가 변수라면, NASH의 경우는 환자마다 지방간, 염증, 섬유화 정도가 모두 다른 상황에 놓일 수 있어 치료효과를 확인하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김미경 실장은 자회사인 뉴로보의 Chief Scientific Officer를 함께 맡고 있으면서 두 후보물질 개발과 관련해 동아에스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DA-1241은 미국 FDA로부터 임상 2상을 지난 5월 승인받았고, 올해 3분기에 임상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다. DA-1726은 올해 하반기에 임상 1상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두 과제 모두 2030년 미국 NDA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김 실장은 "DA-1241은 NASH 임상을 진행하면서 동반질환인 당뇨에 대한 임상정보도 추가로 얻으려 계획하고 있다. 당뇨는 이미 승인된 약물이 많아서 NASH로 먼저 개발하면서, 당뇨 동반질환 개선을 확인한 후 당뇨로 단독 적응증을 확인하는 게 현재로서는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DA-1726도 당뇨보다는 이제 막 성장하고 있고 임상 유효성 확보가능성이 높은 비만을 대상으로 우선 공략하면서 이미 동일계열 약물이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확보한 NASH 임상의 속도를 조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아에스티와 뉴로보는 가능한한 독자적으로 개발해 판매승인까지 이루는 것이 목표이지만, 그 길만 고집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김 실장은 "NASH에서는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언제든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면서 Novo Nordisk와 그 밖에도 많은 다른 개발사를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first-in-class potential의 DA-1241을 갖고 있고 그들이 보유한 약물이 DA-1241과 병용해서 NASH유효성을 높이는 복합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만은 GLP1 유사체, GLP-1과 Glucagon 수용체 이중작용제, GLP1-Glucagon-GIP 수용체 삼중작용제를 모두 포진시킨 릴리와 동일기전의 약물로서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을 준비 중인 베링거인겔하임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미경 실장은 "(슈가논을 론칭할 때 느꼈듯이)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참 어렵다. 뛰어가지는 못하는데 날마다 조금씩 진보가 느껴질 때 보람을 느낀다"며 "(이번에도) 비임상에서 얻은 결과가 임상에서 구현되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나오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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