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자이, 식약처에 공급중단 보고…급여 적용 3년만에 자진취하 예고
국내 실적 저조·제네릭 약물 등장·원개발사 계약 종료 등 맞물려

에자이의 혈액암치료제 '심벤다주(성분명 벤다무스틴)'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

국내에 도입된 후 보험급여 적용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심벤다는 허가된 지 10년, 급여 적용된 지 3년 만에 자진취하 수순을 밟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에자이는 최근 심벤다에 대해 생산·수입·공급중단을 보고했다.

에자이는 2011년 5월 31일 심벤다25mg과 100mg 국내 허가받아 공급해왔다. 그러나 오는 10월 원개발사와의 사업제휴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국내 공급을 중단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심벤다는 사업제휴계약 만료 시점인 올해 3분기경 최종 공급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100mg은 7월, 25mg은 8월경 공급이 중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이미 동일성분, 동일 적응증에 대해 허가된 다수 의약품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어 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보령제약과 삼양바이오팜, 한독테바 등이 심벤다 제네릭을 허가 받아 시장에 내놨다. 보령제약과 한독테바는 완제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삼양바이오팜은 자체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

심벤다는 국내에서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및 다발골수종(MM) 치료제로 허가 승인 받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고, 이후 두 번 급여신청을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다 국내 허가 7년만인 지난 2018년 9월 리툭시맙과의 병용요법(BR요법)이 급여화되면서 기대감을 모았으나, 급여 적용 2년 만인 지난해 11월 보령제약이 퍼스트제네릭을 도입하며 경쟁에 직면했다. 제네릭이 등장하면서 지난 4월부터 보험약가도 30% 인하됐다.

심벤다는 아이큐비아 데이터 기준으로 2018년 21억원에서 2019년 25억원으로 성장했으나 지난해 다시 22억원으로 주춤했다.

심벤다는 소포림프종과 만성림프구성 백혈병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만, 광범위 림프종과 같은 영역에서는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장 철수는 국내에서의 저조한 실적과 제네릭의 등장, 원개발사와의 계약종료 등 3박자가 맞물리며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에자이 측은 "심벤다의 공급중단으로 인한 병원, 도매상 등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중단을 사전에 고지하고 이후 최종 공급 예정 시점인 올해 3분기까지 가능한 물량을 적절히 공급할 예정"이라며 "최종 공급 이후 해당 약제의 품목 허가는 자진 취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