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진료상담 중 정신과의사 살해…의협 "의료진 폭력에 무방비 노출"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의사가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료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1일 의료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구랍 31일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임 모 교수(47세)가 진료 상담을 하던 중 환자 박 모씨(30세)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박씨는 진료실에서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피해자가 도망치자 뒤쫓아 나가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임 교수는 응급실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오후 7시 20분께 끝내 숨졌다.

대한의사협회는 1일 입장문을 통해 "국회에서 응급의료 종사자에 대한 폭행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된 지 불과 며칠 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변이 벌어졌다"며 "회원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료진이 진료현장에서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이 예고된 비극이라는 입장이다.

의협은 "의료인에 대한 환자와 보호자의 폭행은 수시로 이루어져 왔으며 살인사건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진료현장에서 분명한 폭행의 의도를 가진 사람의 접근에 의료진은 무방비 상태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응급실 내 폭력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가 이루어졌지만, 이번 사건은 응급실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내 어디에서든 강력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웠다는 것이다.

의협은 "우리 사회의 인식과 대처가 여전히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의료진에 대한 폭력사건에 대해 그 심각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말과 범행의 계기, 환자의 정신질환과의 연관성 여부 등을 정확하게 밝히고, 일벌백계로 삼을 수 있는 엄정한 처벌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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