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요양병원 감염관리 지원 방안 검토해야"

"중환자실 내성균을 다 가지고 요양병원으로 간 환자가 위독해 다시 대학병원으로 오면 양쪽 병원에서 내성균 대유행이 일어나지만 이를 컨트롤 할 방안이 없다." 이재갑 교수

국내 항생제 내성 발생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음에도 이를 관리 감독할 보건시스템의 부재로 항생제 내성균의 토착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요양병원의 감염관리 시스템 부재와 항생제 치료제의 국내 유입 지연으로 적절한 항생제 내성 관리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어 체계적인 항생제 유입과 국가적 차원의 항생제 내성 정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7일 화이자에서 열린 프레스 유니버시티에서 '향상제 내성, 현황과 해결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요양병원이 감염관리 취약지대가 되고 있으며 항생제 내성에 대한 증폭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지원방안이 전무하고 간병인 교육도 되지 않아 항생제 내성 대유행의 근원지가 되고 있다"며 "특정 요양병원에 대한 조사라도 시작해서 전반적인 항생제 내성에 대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실제 정부는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 감소를 강조하고 있으나 호흡기 내성을 말하지 않아 항생제 처방이 줄어드는 것 처럼 보여지고 있으나 상황은 다르다"면서 "의사들이 항생제를 적절하게 잘 쓸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다제내성균과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국내 의료현장에 치료제 확보가 필요하고,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 개선, 항생제 적정사용에 대한 의료인들의 태도 변화 등 3가지가 적절하게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먼저 "항생제 적정사용과 새로운 치료제 확보에 대한 우리나라만의 전략과 지원책이 필요하다"면서 "증가하는 다제내성균에 대응하려면 치료제 수를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지역사회 내에서도 항생제 내성이 생기고 있고 국가별 전파력도 빨리자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는 중환자가 많은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카바페넴 내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감염내과와 진단내과 의료진이 우려하는 것은 CRE(카바베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가 내성화되서 이를 획득하게 될까봐 우려하는 상황"이라면서 "CRE 법정감염병 신고가 1만 385명을 넘어서고 있어 토착화 이야기를 꺼낼 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재갑 교수가 발표한 '서울시 CRE 보고 건수'에 따르면 8000여건이 접수됐으며 CPE가 1215건이 보고됐다.

CRE는 81개 의료기관에서 신고됐으며 종합병원이 43곳, 병원이 10곳, 요양병원 23곳, 의원 5곳 등이었다. CRE로 인해 균혈증에 걸린 환자는 67명, 사망자 40명(직접 사인 여부는 미확인)으로 집계됐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 입원했는데 카바페넴 내성을 보균하고 있는 경우가 높아지고 있고, 보균자수가 늘어나면 쓸 약이 상당히 적어지고 효과적인 결과를 보기 어려워 진다"면서 "국내 미출시 된 약제에 대한 보급과 급여권 내 진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항생제의 경우 복제약이 나온 상황임에도 비싸다는 이유로 국내 유입이 되지 않고 있다"면서 "동아ST 시벡스트로는 국내 개발 항생제임에도 돈이 되지 않으니까 출시를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 "고가인 항생제의 경우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비용이 2000만원에 이른 등 항생제 접근성이 떨어져 적절한 치료 자체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항생제 내성을 막기 위해서라도 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약업계는 '항생제 내성이슈 해결을 위한 선언'을 하면서 '스튜어드십'을 향상하자고 밝힌 바 있다.

항생제 스튜어드십이란 항생제 사용시 효과는 유지하되 원하지 않는 내성의 유도를 줄이면서 경제적인 이익도 가져오게 하는 전략 및 수행체계를 통틀어 칭하는 용어다.

이재갑 교수는 "결론적으로 항생제 내성을 적절하게 방어하기 위해서는 항생제 적정 처방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가장 이상적인 항생제 내성 관리는 모든 환자가 입원한 병원이 감염관리를 잘 하는 것"이라면서 "항생제 내성은 우리나라 전체 보건시스템으로 가야 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를 위해 항생제 내성 감염관리에 대한 정보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 전체 내성균 환자 서베일런스 시스템 역시 추가적으로 갖춰야야 할 것이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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