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밤 늦게까지 열리는 올림픽 관람에서 자연스럽게 치킨, 맥주, 보쌈 등 기름지고 고칼로리인 야식을 찾게 된다.
직장인 손모(30세)씨는 평소 야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올림픽 시즌이 되면 밤늦게까지 관람을 하는 편이다. 관람 중이나 후에는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치킨 등의 야식을 먹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 날은 어김없이 아침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뱃속에 커다란 돌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 생활을 며칠 반복하다 보니 야식을 안 먹고 자는 날에는 이유 없이 잠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었다.
야식 습관화는 위장 장애ㆍ복부 비만 불러
야간에는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위산을 비롯 소화액의 분비가 적어진다. 이 상태에서 음식물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면 손씨처럼 속이 더부룩하고 배 안에 묵직한 것이 들어있는 것 같이 느껴지는 소화불량 및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밤이 되면 칼로리를 소비할 일이 줄어들기 때문에 낮에 섭취한 음식보다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찔 가능성이 더욱 높다. 특히 여러 명이 같이 응원을 하면서 야식을 즐기게 되면 본인도 모르게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다. 맥주 등 음주를 곁들이면 섭취한 음식 칼로리가 더욱 뱃살로 몰려들게 된다.
이처럼 야식은 소화 기관의 장애와 복부비만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기존의 고지혈증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도 악화시킬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올림픽을 보면서 야식을 즐기는 것에 더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자칫하다 야식을 즐기는 것이 습관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뱃살이 문제가 되는 사람이 습관화도 더 잘 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식을 먹고 나서는 2시간 이내에 눕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다 보니 야식이 소화될 때가지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늦추거나 억지로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도움이 되긴 커녕 오히려 수면 부족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회사원 김모(26살)양도 수면 부족으로 인해 곤란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평소 좋아하던 유럽 축구 시즌과 회사의 중요 발표일이 겹쳤던 것이다. 평소 준비를 많이 해서 괜찮겠지 하고 며칠을 새벽까지 관람 후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발표 당일 아침부터 이상하게 머리가 멍하고 집중을 할 수 없어 발표 도중 실수를 하는 등 큰 낭패를 봤다.
수면 부족으로 생활리듬 깨져 정신적 기능 저하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저하돼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특히 정신적 기능의 저하가 두드러지는데 새롭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렵게 되고, 우울해지거나 쉽게 짜증, 화 등을 내게 된다. 밤을 꼬박세우고 24시간동안 깨어 있을 때 사람의 뇌는 알코올 농도 0.1%의 술 취한 상태와 같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적정 수면은 7~8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사람은 잠자는 동안에도 각종 호르몬이 분비가 되며 심지어 야간에만 분비되는 호르몬도 있다. 이런 호르몬 중에는 성장호르몬을 비롯한 각종 면역관련 호르몬과 감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있는데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 분비에 악영향을 미쳐 몸 전체적인 균형이 깨진다.
이렇게 올림픽 응원으로 인해 발생하는 야식 섭취와 수면 부족은 서로 연쇄작용을 일으켜 여름철 건강관리를 어렵게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야식을 먹지 않고 평소 생활 습관에 맞춰 잠을 자는 것이 좋다. 하지만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올림픽의 열기를 포기하는 것은 많은 아쉬움이 있다.
강북삼성병원 김은미 영양실장은 건강하게 야식을 즐기기 위한 대안으로 “저칼로리나 무알콜 등과 같이 같은 양을 먹어도 열량이 적을 수 있는 야식을 먹어야 하며, 사전에 먹을 양을 정해 놓고 그 이상 먹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한다”며, “그리고 기름진 야식보다는 제철 과일 및 채소 위주의 야식 식단을 위주로 하고, 과일이라도 많이 먹으면 좋지 않으니 꼭 적절량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면 부족과 관련하여 성 교수는 “더운 날씨와 경기 관람 동안 흥분한 몸 상태가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것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몸 상태를 이완시키기 위해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좋다”고 권장했다.
또한 “숙면을 위해 잠을 자는 장소는 최대한 조용하게 유지해야 하고 야간뇨 등은 수면 질을 낮추기 때문에 최소 취침 2시간 전부터는 음료 섭취를 금지하고, 저녁 식사 시간을 약간 늦추고 충분히 먹는 것도 차선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움말 =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