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과 달리 현대사회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몸이 아프지 않아도 몸에 좋다고 해서 보약이나 건강식품, 비타민 등으로 쓰는 비용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관심에 비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논란이 되는 의약품과 의료기술에 대해 근거중심의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하여 몇몇 의약품과 건강식품의 치료효과가 ‘근거 부족하다’고 판정을 내렸다.

태반주사도 그 중의 하나로 보건사회연구원은 ‘피로 회복과 미백, 피부재생, 화상, 노화방지 등에 효과가 있으며 안전하다’고 선전되고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식품의약품안전청은 태반주사의 효능을 ‘간기능 개선과 갱년기 증상 개선’ 두가지 부분에서만 인정)

필자가 보기에는 태반주사가 효과가 있다고 선전하는 이유는 아마도 태반이 임신중 태아를 발육시키기 위해 필요한 영양소(미네랄, 아미노산, 비타민, 핵산, 각종 활성 펲타이드)가 가득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또 태반이 ‘항산화 작용이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으며, 세포재생에 필요한 여러 콜라젠들이 포함되어 있어 피부에 긍정적 작용을 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항염증 효과와 항혈소판 응집효과도 있다.

이같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보건사회연구원이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근거중심이 되려면 재현성이 있어야 하고 위약대비 연구여야 하는데 그것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pubmed 조사해 보면, 인체를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은 5개정도에 불과하며, (관절염이나 류마치스 염성에 효과가 있다는 정도에 불과하고) 앞서 언급한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는 찾을 수 없었다.

국내 보고서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A연구팀은 갱년기 증상이 있는 40세이상 여성 13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2주간 매주 3회 태반추출물을 주사하고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주사한 뒤 혈중 여성호르몬 농도 등 객관적 평가에서 두 그룹이 차이가 없었다고 발표했다.

이와 반대로 B연구팀은 태반주사는 갱년기 증상 완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태반주사는 호르몬 제제가 아니기 때문에 갱년기 증상 개선 여부를 판단할 때 혈중 여성호르몬 변화보다 갱년기증상 점수가 중요하다. 진짜 태반주사와 가짜 주사를 맞은 그룹의 갱년기 증상 점수가 확실히 차이가 나므로 효과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태반주사를 맞으면 단숨에 기력이 회복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태반주사를 맞아도 아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처럼 태반주사 치료 효과가 확실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유층을 중심으로 많아지고 있다.

늙기 싫고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에게 더 욕구가 있을 터.

태반주사는 고가이면서 보험 혜택이 없으므로 의사들이 수익성이 높아 적극 권유하는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태반주사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오랜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다. 미국 FDA 기록을 보면 1940년부터 미용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당시 제조사에서는 ‘태반에 함유된 호르몬 작용으로 조직의 성장과 주름 제거를 한다’고 선전하였다. 하지만 FDA에서는 ‘제품의 효과는 미심적다’는 입장을 밝혔다.

태반주사는 체질에 따라 주사맞은 부위(배꼽근처)가 약간 빨갛게 부어 오르고 가렵기도 하고, 긁으면 부어 오르기도 한다. 체중 증가나 여드름이 심해졌다는 사용자들도 있다. 그러나 아직 심각한 부작용 사례보고는 보지 못했다.

[김세철 관동의대 명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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