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방송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개그 콘서트를 보게 되면서 시선이 멈췄다. 세 청년이 나와 진행을 하는데 그 중 한 명이 첫 번째 입을 열어 “세상에는 감사 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하더니 고개와 몸을 흔들거리며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며 관객과 시청자들이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는 개그를 하는 것을 보게 됐다.

개그맨들이 세 번씩이나 반복해서 하는 ‘감사합니다.’ 란 인사가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사실 이 세상을 살다보면 어찌 감사 할 일만 있겠는가마는 가만히 생각해보면 감사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물론 어려운 일도 그만큼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프로는 삭막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던져주며 잠깐이나마 잠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사실 살다보면 감사보다 속상한 일도 많다. 그러나 이번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서 너무도 많이 감사한 일 들을 찾을 수 있다. 모든 일들이 무심히 스치고 지나가서 그렇지 감사 할 일들이 너무도 많고 고마워 할 사람들도 많다.

지난 22일 너무나 소중한 저녁 초대를 받았다. 내 칼럼을 받아보는 한 독자로부터 ‘부부의 날’ 은 부부와 함께 보내시고 다음 날에 함께 시간을 갖고 싶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그동안 칼럼만 받아 읽으면서 감사한 마음에 식사라도 대접하고 싶다는 것이다. 덕분에 반갑고 즐거운 만남 을 가질 수 있었고 모처럼 만남의 시간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꽃을 피우기도 했다.

식사대접도 그렇지만 나의 글을 좋게 평가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어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운지 모른다. 그 분은 오래 전 내가 기자 생활을 할 때부터 만난 지우(知友)기도 하지만 S대학교 대학원 동문이기도 한 병원 원장이시다. 그 분은 또 교회 집사로서 사회를 위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어 참으로 흐뭇하기까지 했다. 사실 감사의 조건을 따지다보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다.

이 기회에 한 번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내게 살아 있는 생명이 있음에 감사하고 또 뜨거운 내 생명을 통해 남의 생명까지도 귀하게 여기게 됨을 감사했다. 또 내가 생각 할 수 있는 지각(知覺)이 있음을 감사하며 그런 생각 중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로 나의 삶이 날마다 향상되고 기쁨 충만으로 사는 삶 을 감사해야 했다.

특히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성스러운 존재와 가족들과 이웃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일구면서 상냥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아울러 나의 그 같은 사랑으로 모두가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음을 감사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내게 포근함과 신뢰의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는 것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남을 이해 할 줄 알고, 용서도 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질 수 있고 나아가 그를 사랑 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 있음을 감사한다. 더구나 남이 슬픔을 당 할 땐 가슴이 아프고 함께 하며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순수한 마음이 내게 아직 남아 있음을 감사한다.

더 더욱 감사한 것은 두 눈이 있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날마다 볼 수 있고, 두 귀가 있어 소리를 들 수 있고, 두 손이 있어 사랑하는 이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고, 두 발이 있어 자유롭게 어디든지 가고픈 곳, 마음대로 갈 수 있고, 뜨거운 가슴이 있어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리움과 존귀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특히 하루하루의 삶의 여정에서 돌아오면 내 한 몸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 가정이 있다는 것을, 또 나를 반겨주는 소중한 가족들이 기다린다는 것을, 그런 모든 것을 내가 누린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의 자녀인 인간으로 태어나 이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아직도 내게 남아있는 시간이 있음에 감사한다.

또한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보내고 편히 쉴 수 있는 아늑한 밤이 찾아옴을 감사한다. 무슨 일이 발생해도 더 큰일이 생기지 않음에 감사한다. 특히 언제나 베풂과 나눔에 만족해하며 내 것을 선뜻 내 줄 수 있는 삶을 살아가며 사람들을 사랑 할 수 있는 마음이 아직도 따뜻한 체온 속에 남아 있다는 것을 감사한다. 더불어 내가 어쩌다 이런 행운과 함께 늙고 있는지도 생각하면 감사 할 뿐이다.

이제까지는 나에 대한 감사의 글이었지만 우리 주위에는 고맙고 감사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경계태세에 임하며 항상 긴장해 있는 군인. 치안을 담당하면서 우리의 생명을 지키며 수고하는 경찰, 긴급구조와 함께 화재방지를 위해 애쓰시는 소방관, 질병을 고쳐주는 의료인, 또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 우리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어부와 농부, 과학자, 기술자, 바른 길로 인도하는 교사,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래서 이 세상은 누가 뭐라 해도 아름답고 살 맛 나는 세상이다. 모두가 공생공존하며 베풀고 나누며 함께 하는 세상이다. 특히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 수 밖에 없는 자연인이다. 그래서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나누는 밝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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