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남(草食男)이란 2006년 일본의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深澤?紀)가 명명한 용어로서, 말그대로 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며, 연애와 결혼에는 관심이 없다.

남성의 스포츠인 축구나, 농구, 이종격투기 등 과격한 운동 대신 패션, 뷰티에 관심이 많다.

초식남들은 감수성이 뛰어나며, 취미생활을 즐기고, 자신에 대해 투자를 많이 한다. 나 자신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성이 있어도 그냥 친구로만 대할 뿐 그 이상을 생각하지 않는다.

초식남이 늘어나면서 요즘같은 불경기 속에도 남성전용 피부관리샵이나, 남성전용 속옷, 남성 매니큐어, 남성용 데오드란트가 많이 팔리고 있다.

그리고 패션잡지를 구독하면서, 잡지에 나오는 트랜드를 똑같이 따라한다.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좋아하고, 혼자 영화보는 것도 즐긴다.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먼저 고백할 용기나 의지가 부족하지만 그걸 수치로 여기지 않는다. 여자가 답답할 정도로 여자와 친분 관계를 완벽하게 유지할 수 있다.

"오빠라고 불러주면 남자는 무조건 좋아한다"라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아서 여러 모로 여자들을 당황스럽고 섭섭하게끔 만든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까다로운 편. 일단 마음에 들면 만원을 넘는 와플에도 지갑을 연다.

소주나 생맥주보다는 호가든과 같은 수입 병맥주, 혹은 와인을 더 좋아한다. 나의 긴 손가락 마디를 사랑한다. 섹시한 여자보다는 취향이 같은 여자를 좋아한다. IT제품을 살 때 기능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시한다.

혼자 있는 것이 익숙하고,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해서 먹는 것을 즐기며, 휴일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다.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이나 이성과의 연애에는 소극적인 동성애자와는 차별된 남성을 일컫는다.

국내에서도 초식남이 최근들어 20~30대 연령층에서 급속도로 늘고 있다. 설문조사에 의하면 ‘주변에 초식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여성의 34%가 ‘있다’라고 했으며, 또 ‘자신을 초식남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의 13%가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왜 이같은 남성이 최근 증가하고 있으며 두드러져 보이는가?

현대사회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수많은 역할들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자신이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게 하는 현상을 낳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양한 여가 생활의 증가와 ‘즐기면서 살자’라는 인식의 확대와 다양한 사회적 현상으로 초식남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이 아닐런지.

[김세철 관동의대 명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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