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첨단 진단방법과 치료방법이 개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암은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 있고 오히려 발생빈도는 증가추세에 있다.

암도 당뇨병이나 고지혈증과 같이 혈액검사로 조기진단이 가능하면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겠지만 불행히도 아직 전립선암, 고환암 등 몇 가지를 제외하면 혈액검사로 조기진단이 불가능하다.

특히 전립선암은 지난 10년 사이에 발생률이 20배 이상 증가하여 중년 이상 남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다행히 혈액을 이용한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는 전립선암의 조기진단에 편리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PSA치의 판독에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

전립선특이항원(PSA)은 전립선에서만 생산되는 물질로서 사정 시 응고된 정액을 용해시키는 작용을 갖고 있다. 전립선에서 생산된 PSA는 대부분이 정액을 통해 배설되지만 일부는 혈액으로 흡수되므로 혈액검사로 증가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PSA치는 전립선 세포수가 증가하면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전립선 세포수는 노화와 함께 증가하므로 중년이후부터 혈중 PSA치가 매년 0.2ng/ml 증가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 있으면 매년 0.3ng/ml 증가하고 세포수 증가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전립선암의 경우 매년 0.75ng/ml 증가한다. 그러므로 혈중 PSA치가 정상 한계치 이상으로 높거나 매년 0.75ng/ml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면 전립선암을 의심할 수 있다.

전립선암은 서양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이며 암사망 원인의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우리나라는 필자가 비뇨기과수련을 받던 35년 전에는 1년에 5명도 보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반나절 진료에서 5명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전립선암은 빠르게 증가하여 국내 남성암 발생률 증가 1위, 발생빈도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55세 이상 남성 100명 5.3명이 전립선암 환자인데도 불구하고 아직

PSA검사가 일반 정기신체검사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므로 대책이 시급하다.

PSA검사는 50세부터 매년 한번씩 받아야 하고 아버지, 형제, 삼촌, 등 가족 중에 전립선암환자가 있으면 40세부터 PSA검사를 받아야 한다. PSA 검사는 금식은 필요치 않으며 의료보험에 해당하여 약 12,000원 소요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혈중 PSA치는 연령증가에 따라 전립선세포수가 증가하므로 연령에 따라 정상 상한치를 높게 설정하여야 한다. 50세 미만은 2.5ng/ml까지, 70세 이상은 6.5ng/ml까지를 정상 상한치로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PSA 치가 정상치 이상으로 높으면 반드시 전립선암이고 이하이면 전립선암이 없다고 안심해도 좋은 것은 아니다.

사정, 전립선마사지,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 급성 요폐, 내시경적 처치, 등에 의해서도 높아질 수 있으며, PSA치가 2.5-4.0인 경우에도 12-23%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물론 PSA치가 높아질수록 전립암의 발견 가능성은 더 높아져 PSA치가 4.0-10.0인 경우 전립선암 발견율은 20-25%, 10 이상이면 50% 이상으로 증가한다.

역으로 국소 전립선암의 35%는 PSA가 정상치를 보인다. 그러므로 PSA치가 정상범위라 하더라도 직장수지검사에서 전립선에 단단한 결절이 만져지면 전립선 조직생검을 하게 된다.

PSA치가 높아 전립선암 조직검사를 하였는데 다행히 암이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더라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전립선에 암이 있더라도 첫 조직검사에서 암진단률은 75%이기 때문이다. 암이 있더라도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 3개월 간격으로 PSA치를 주기적으로 추적검사하여 1년에 0.75 이상 상승하면 다시 조직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전립선절제술 뿐만 아니라 방사선치료나 항남성호르몬치료로 PSA치가 떨어지는데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후 또는 항남성호르몬치료 중에도 정기적으로 PSA검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재발 또는 악화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김세철 관동의대 명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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