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0년 사이 남성의 정자수가 40%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으며, 2009년 기준, 우리나라 불임부부의 8쌍 중 1쌍이 불임부부라고 하며, 불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역시 지난 10년 사이 2배나 증가했다고 하는데 불임증의 절반은 남성에게 원인이 있다고 한다. 현대 남성에서 이처럼 정자수가 감소한 것은 환경오염과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 되겠지만 자신도 모르는 일상생활의 나쁜 습관에서 비롯될 수 있다.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일상생활 중 식생활과 관계있는 것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리울 정도로 우리 국민들에게 어려운 경제시절부터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되었던 콩에는 전립선암 예방과 노화,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콩에 함유된 여성호르몬 성분의 작용으로 정자생산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틀에 한번 꼴로 콩을 많이 섭취한 남성의 정자수는 1ml 당 4,100만개로 일반인의 8,000만개~1억2천만보다 월등히 감소하였다. 커피, 콜라를 지나치게 많이 마셔도 정자생산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매일 콜라를 1리터 이상 마시면, 일반인에 비해 정자수가 30% 감소한다.

최근 우리 일상생활에 필수품이 되다시피 한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생식기관에 악 영향을 미치지나 않는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양다리를 좁히고 있으면 고환온도가 2.1도 상승하는데 내부 작용온도가 70도가 되는 노트북을 무릎위에 올려놓고 1시간 작업하면 2.8도 상승한다.

고환의 정자생산기능은 열에 매우 민감하므로 고환온도가 1도 상승하면 정자수가 40% 감소한다. 그러므로 노트북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장시간 작업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아야 한다.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과격하게 하는 것도 활성산소를 많이 생성시켜 남성호르몬과 정자생산을 감소시킨다. 자전거를 1주일에 5시간 이상 타면 고환환기가 잘 되지 않아 정자수가 감소하며 특히 꽉 조이는 바지를 입으면 통기 부족으로 더욱 나쁘다.

습관적으로 ‘사우나’나 열탕을 즐기는 남성들이 많다. 쥐를 주3회 4주 동안 41-43도의 열탕에 10분 동안 고환이 잠기도록 넣기를 되풀이하면 정자수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주3회 4주 동안 10분 열탕 후 바로 18-20도의 냉탕에 3분 넣으면 정자수는 정상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열탕을 즐기는 분들은 반드시 열탕 후 냉탕을 하여야 한다. 과거 석탄이나 목탄으로 기차를 운행하던 시절 화부들에게 불임환자가 많았다. 운전기사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부인을 더디게 임신키는 것도 모두 고환이 열손상을 받아 일어나는 일이다. 고환은 항상 통기가 잘 되게 하고 시원하게 해주어야 한다.

흡연이 신체 모든 기관에 해로운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정자생산에 악영향을 끼친다. 음주는 적절히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므로 약이 될 수 있지만 알콜중독은 정자생산장애와 불임증의 원인이 된다.

현대생활에서 스트레스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적절한 스트레스는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는 긍정적 면도 있지만 지나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정자수가 감소한다. 전쟁 중 병사에서 정자수가 감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심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남성불임증의 가장 흔한 원인인 정계정맥류 환자에서처럼 정자 머리의 모양이 정상의 타원형에서 낫모양으로 변형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지만 평상시 스트레스 관리는 생식의학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김세철 관동의대 명지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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