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인하정책 소송 자신감 드러내…"제약보국의 힘 믿어라" 강조

제약업계가 흔들거리고 있다. 항간에는 이번 약가일괄인하정책 시행으로 다수의 제약기업이 줄도산 할 것이라는 불운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재정 건전성을 위해 희생양으로 선택된 제약업계의 의약품 약가인하 조치는 '승천하는 기운을 가진' 용의 해에 이처럼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약협회 회장직을 맡아 순탄치 않은 1년간의 행보를 보인 이경호 회장은 "제약보국의 힘을 믿어 달라"며 위기에 빠진 업계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믿음으로 제약산업 전반에 걸친 신약개발 투자 확대와 리베이트 척결, 연관 업계와 공조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내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협회를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약가일괄인하정책 행정소송에 회원사들이 최대한 참여해 승소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이경호 회장은 승소 가능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약가일괄인하 정책을 막지 못한 책임감으로 떠오른 사퇴설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그으며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약산업의 글로벌화와 일반약 유통 확대를 위한 APWSI 개최, 정보 및 교육 확대 방안 등 올 한해 계획도 구체적으로 구상해 실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제약협회 강당에서 열린 약계 신년교례회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지난 3일 약계신년교례회 이후 만난 제약협회 이경호 회장과의 일문일답.

 

 -올 한해 큰 틀에서 제약협회는 어떤 목표를 설정했나?

약계교례회에서 인사말로 했듯 정부 현안으로 설정된 약가일괄인하에 대해 옳고 그름을 떠나 일방적인 정책 시행을 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일부러 인사말에서도 밝혔듯 모든 행정은 법적 근거를 갖추고, 예측 가능성 있게 시행되어야 하는데, 산업을 대상으로 한 정책인데도 대처할 수 없게 만들었다.

우리의 기본입장은 약가일괄인하를 절대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하방법을 단계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산업이 수용할 수 있는 시간적인, 대응할 수 있고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달라는 것이다.

매출이 감소되면 업계가 제일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고용인력 감축이나 마케팅비용 축소 등이다. 그런 것을 산업이 대처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새로운 법 시행을 놓고 기존 약가 정책과 소급적용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다. 기등재목록정비 약가와 새로 신설된 약가일괄인하 정책이 중복 적용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제약산업을 특별히 다른 산업과 차이를 두고 봐달라는 것이 아니라, 규제 규정의 형평성을 유지해달라는 것이다.

-형평성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법적 권한에 있어 장관이 고시를 가지고 약가인하를 할 수 있느냐가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약가일괄인하가 정책적으로 타당한가 아닌가 문제를 떠나서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도 거치지 않는 등 (과정상에서)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

고시로 약가를 일괄인하 할 수 있는지, 그런 권한이 있는 것은 재량일탈이다. 그래서 소송에 임하는 것이다.

업계도 반성하고 있다. 국민들로부터 지지나 사회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은 스스로 되새겨 보고 무엇을 통해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무엇보다 거래질서에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신약개발과 연구투자, 해외진출에 더 노력해야 한다. 어렵지만 올해 제약업계가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소송 준비는 어떻게 돼가고 있나?

1월 중순까지는 취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소송 의사를 밝힌 회사도 있고 고려하는 곳도 있다. 소송이라는 게 제약업계에서는 생소한 것 아니냐. 소송을 경험한 회사들이 그리 많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빠른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협회 차원에서는 안내를 충실히 하고 전망컨대 이사사 50개사 외에 100개사가 넘는 회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했는데 넘어갔다.

가능성은 고려했으나 행정소송이 제기되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복지부에서 소송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채널을 통해 압박이 있었다는 말이 돌았는데

나도 기본적으로 산업계와 정부가 정책을 놓고 소송이 진행되는 것을 바라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대로 단계적으로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의 단계적 시행 요구를 받아달라고 이야기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뭐 그 정도다.

-올해 제약협회 주요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교육과 정보제공 강화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지난해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교육이나 설명회가 많았다. 회원사가 필요한 법 규정 교육이나 정보 제공 등에 대해 올해도 많은 자리를 만들 생각이다.

또 올해는 국제교류를 확대할 생각이다. 우리 제약산업은 전 세계 내놔도 신약개발 부분만 뒤지지 인력 인프라나 품질, 소프트웨어 등은 기본을 갖췄다.

스위스 다국적 기업과 비교 해봐도 뒤지지 않는다. 이런 부분을 국제적으로 알려야 한다. 연관된 단체와 채널을 구축하고 정보도 교류하고 이를 활성화할 생각이다.

일본과 중국과의 교류도 확대할 생각이다. 일본제약협회와는 매년 교류를 하는데 지난해부터 시작된 중국제약협회와의 교류와 심포지엄을 올해엔 한국에서 진행한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국제사회에 우리가 나가야 한다.

월드셀프메디케이션인더스트리(WSMI)가 지난 94년도 우리나라에서 총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글로벌까진 아니어도 내년 아시아·태평양총회(APSMI)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 유치로 의약분업 이후 죽어간 일반약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약사회 팜엑스포와 조인트로 같이 할 방침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정부와 좀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화 채널을 구축해 극한 대립에서 조화로운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거래질서 관련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이를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또 약가인하는 소송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약가일괄인하 정책 시행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라는 말도 있다. 

내가 관둔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일이 우선이다. 난 어디 가서 일을 해도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기본입장이다. 제약협회 회장으로 왔으니까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책임을 지고 나가는 것은 협회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업계에서는 리베이트라는 암적 요소가 있지만 이것을 들어내는 작업을 해야지만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내가 맡은 직분은 해결할 것은 해결하고 나아갈 것은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있는 한 충실하게 회장 업무를 수행해 나가겠다.

-지난 한 해를 평가한다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리베이트 근절, 신약개발 집중 투자 및 글로벌 진출 확대 등 산업의 자구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이경호 회장은 강조했다. 더불어 정부의 적극적 산업 육성 지원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제약업계가 (약가일괄인하 정책으로) 일체 단결된 모습을 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우리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떠나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산업의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방향을 이끌어내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생각한다. 개별회사에서는 이해가 다를 수 있지만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큰 틀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

산업 활력을 죽이지 않고 리베이트를 없애는 방법이 있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지만……. 나는 정책 시행에 있어 두 가지 방향(투 트랙)이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 리베이트 근절은 우리도 협력할 테니 정부는 이를 엄벌에 처하고 신약개발과 개발 투자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

-새해 회원사에 덕담 한마디를 하신다면?

내가 신년사에도 제약보국(新藥輔國)이라는 말을 썼는데, 그건 보답하자는 말이다. 제약 그 자체가 나라에 많이 보답하는 산업이었다. 지금은 비판받는 상황이지만 나름대로 토종산업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해왔고 국민 건강을 위해 노력해왔다.

제약 그 자체로 그런 의미에서 보국인데, 앞으로 우리는 신약개발(新藥輔國)과 해외진출, 글로벌 수준의 도약 등 그런 차원에서 발전해 보국하는 산업으로 커 나가야 한다는 것을 요청한다.

다른 의미로 신약보국이라는 말도 했는데, 그 뜻은 굳건히 하고 강건하게 하자는 것이다. 어려운 길이라도 신약개발에 정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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