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의 적, ‘추위’의 계절이다. 날씨가 추우면 연골이 쉽게 딱딱해져 작은 충격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체온 유지를 위해 몸에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 혈액순환 등의 일부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관절 주변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관절을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경직되기 때문에 관절염 환자들은 추운 날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날씨에 젊은층에 비해 반사신경이 둔한 노인들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다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겨울철 낙상 사고는 노인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일 중 하나이다. 낙상 사고에 따른 대퇴골 경부 골절은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각종 합병증은 물론,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 낙상 사고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해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겨울철 노인 낙상 사고, 합병증으로 사망까지

한 대학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2005년에서 2008년까지 국내 50세 이상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5년 1만6000여 건이던 고관절 골절 발생 건수는 2008년 2만여 건으로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처럼 추운 날에는 신체 근육과 관절이 경직되기 쉬운데 이 상태에서 넘어지게 되면 충격이 그대로 뼈에 전달돼 골절 사고를 당하기 쉽다.

노인이 옆으로 넘어져 허리를 부딪쳤는데 일어나지 못한다면 고관절 골절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관절 골절은 신체 여러 부위 중에서도 치료하기 어려운 부위 중 하나이다. 다리를 움직일 수 없고 심한 통증이 동반돼 걸을 수 없거나 다리 위치가 약간 짧아지고 밖으로 돌리면서 벌리게 되는 경우, 고관절 부위가 붓거나 멍든 것처럼 보이는 경우 고관절 골절 증상으로 볼 수 있다.

고관절은 사람의 보행에 관여하는 중요한 관절이기 때문에 만약 다쳤을 경우에는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낙상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낙상의 합병증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이 오면, 극심한 통증과 함께 좌식생활은 물론 보행에도 장애가 생긴다. 이 때문에 누워서 생활을 해야 하고, 장기화되면 욕창이나 혈전증, 심장기능 저하 등이 생기며 폐렴과 같은 각종 합병증에 시달린다. 이런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수술 후에도 지속적 검진 통해 관리 필요

만약 낙상 후 조금이라도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송상호 원장은 “어르신들의 경우, ‘늙어서 그렇지’라는 생각으로 고관절이 아파도 진료를 받지 않고 방치해 문제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며 “방치기간이 길수록 회복기간도 길기 때문에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관절 손상은 엑스레이검사만으로도 이상을 확인할 수 있지만, 고관절 변형이 적은 불완전 골절의 경우에는 CT나 MRI를 통해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골절이 심하지 않을 때는 금속물을 이용해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면 된다. 골절의 상태가 심할 때는 손상된 대퇴골두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고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을 통해 수술 부작용으로 지적됐던 탈구 발생률을 크게 줄이고 있다.

최소절개술이란 기존 15~20cm였던 절개 부위를 8~10cm로 절반 이상 줄여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관절을 단단히 지지해 탈구율을 획기적으로 줄인 최신 수술법이다. 또한 예전에는 수술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계속 누워 있어야만 했던 반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로 수술 4시간 이후부터 재활치료가 가능해 오랫동안 누워 있음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내과적 합병증이나 욕창을 예방할 수 있다.

낙상사고 예방 생활 습관

낙상 사고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기가 많은 화장실 바닥에는 패드를 미리 깔아두고, 집안에는 노인들이 의지할 손잡이를 붙이거나 가족이 보조해 주도록 한다. 또한 바퀴 달린 의자나 낙상 위험이 있는 의자에 앉지 않도록 하고, 보행 시 미끄럼 방지를 위해 실내화 혹은 운동화를 착용한다. 걸려서 넘어지기 쉬운 전기코드선도 제거하는 것이 좋으며, 고관절 손상을 막기 위해 엉덩이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골손실을 줄이고 약해진 하체근력과 유연성, 평형감각을 키워 낙상의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 또 손을 빼고 걷는 등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외에도 평소 칼슘제제나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식습관을 가지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송 원장은 “어르신들의 경우 주로 새벽 운동을 많이 하는데, 겨울철에는 새벽에도 어둡기 때문에 낙상 사고의 위험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낙상은 어르신들에게는 결코 가벼운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 인공관절 전문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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