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배추와의 한판승부가 시작되고 있다. 일명 ‘배추파동’을 겪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결 배추 가격이 내려 부담을 덜었지만 김장철 어머니들의 건강 신호는 여전히 빨간 불이다. 특히 배추를 절이고 나르고 버무리는 과정들이 모두 관절에 무리를 많이 주기 때문에 김장이 끝나면 몸살을 앓는 경우가 많다.

인공관절을 전문으로 하는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은 “우리나라 여성이 남성보다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와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가 많은 이유는 쪼그려 앉아서 빨래와 걸레질을 하는 가사 노동이 많기 때문”이라며 “김장 역시 쪼그려 앉은 자세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관절에 많은 무리가 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웰튼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김장철인 11월 이후 관절 진료 문의가 약 15%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절 위협하는 김장철, 쪼그려 앉으면 관절염 증상 악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 질환은 50대가 가장 많은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40대, 50대, 60대, 70대의 환자가 전체 환자의 70%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진료 환자 10명 중 7명이 여성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가사일을 많이 하는 여성들에게 관절염 질환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특히 김장은 약 이틀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관절에 많은 무리가 따른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김장 양념을 버무리고, 속을 골라내는 모든 과정들은 대부분 쪼그리고 앉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렇게 장기간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무릎 관절에 체중의 7배 이상 되는 압력이 가해진다.

또 절여진 배추는 포기당 약 2kg으로 일반 배추보다 2배 이상 무거워진다. 이런 무리한 활동은 갑자기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로 쉽게 경직되는 관절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김장 이후 심각한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한 김장을 위한 5가지 제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김장을 할 있는 방법이 없을까? 웰튼병원 송 원장에게 ‘건강한 김장’을 위한 5가지 팁을 들어봤다.

1. 무릎이 90도 이상 꺾이지 않도록 주의하라.
가장 좋은 것은 식탁 위에 올려놓고 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바닥에 내려놓더라도 보조의자를 사용해야 하며 높이를 최대한 높게 해주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무릎이 90도 이상 꺾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2. 쉬어가면서 하라.
관절에 무리가 가면 쉬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무리를 하면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하도록 한다.

3. 30분에 한번은 일어나 움직여라.
김장 양이 많다보니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김장을 빨리 끝내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면 당연히 관절에 무리가 가기 마련. 30분에 한 번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움직여주는 게 좋다.

4. 옷을 따뜻하게 입어라.
관절에 냉기는 적이나 마찬가지이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개 입어서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 주는 것이 관절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5. 설거지 할 때는 발판을 이용해라.
김장이 끝난 후, 설거지를 할 때도 발 아래 작은 박스를 놓고 한 쪽 다리씩 번갈아 가면 올려놓으면 한쪽 무릎으로 치우치는 무게를 분산시킬 수 있다.

송상호 원장은 “흔히 관절염을 노인성 질병으로 생각하고 참는 경우가 많지만 방치하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질만큼 악화될 수 있다”며 “김장철 올바른 자세로 관절 건강에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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