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스카우트 MSD 김규찬 박사

 

의약품 개발에 있어 중계연구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본력이 열악한 벤처업체나 중소 제약사들은 개발한 유망한 후보물질을 중계연구를 통해 국내 상위 제약사 혹은 다국적 제약사와 연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술 중계를 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량을 하는 것이 과학기술 스카우트다. 뛰어난 운동선수를 스카우트들이 자신의 팀에 스카웃하듯이 유망한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찾아서 발굴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과학기술 스카우트다.

국내에서 생소한 이름이지만 해외에서 과학기술 스카우트의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자신들만의 능력으로 신약개발을 하는데 한계성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사 MSD의 김규찬 박사가 바로 이러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국내에서 아직은 생소한 과학기술 스카우트인 김규찬 박사를 만나 중계연구의 중요성과 함께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역량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김규찬 박사님의 역할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기업인 Merck & Co. Inc 연구소의 라이센싱 및 외부협력을 담당하는 부서인 '글로벌 라이센싱 및 외부연구사업부' 일부로서 글로벌 수준의 상용화 기술의 발굴-파악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글로벌 라이센싱 및 외부 연구사업부에는 전 세계를 커버하는 17명의 과학기술 스카우트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 담당 지역에서 개발되는 신약기술을 파악하고 추적해 적절한 기술수준이 만족되면 이를 본사에 보고해 MSD와의 라이센스, 연구개발 등 기술단계의 기술협력 뿐만 아니라 출시된 제품의 공동판매 등 비즈니스 개발 등의 가능성을 검토하게 됩니다.

▶ 기술중계 업무가 의약품 개발에서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요.
== 다국적 제약기업을 포함한 제약산업계 전반에 걸쳐 소위 '개발형 혁신' 개념이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의약품 개발에서 기술중계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개방형 혁신'은 아무리 많은 자체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해도 그 규모는 무제한 늘어날 수는 없고 한정된 내부 역량에만 의존해서는 어떤 제약기업이라도 성장을 계속할수 없다는 자각에서 비롯됐습니다.
내-외부 역량의 결합 내지 협력만이 냉정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거나 더 심하게 말하자면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연적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외부 기술의 적극적 도입은 모든 제약기업에게 필연적 생존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MSD는 최근 산업계의 움직임에 앞서 글로벌 라이센싱 및 외부 연구부를 설치해서 활발하게 기술도입을 추구하고 있고 실제로 2009년부터 외부에서 도입된 기술을 바탕을 개발된 제품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화합물 신약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기업은 10여년 이상의 기간동안 수천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쏟아 부은 최초 혁신신약 또는 최고 혁신신약 후보의 후기 임상개발 단계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후기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한 중소규모 기업은 신속하게 기술을 이전함으로써 애써 개발한 초기 혁신기술이 사장되는 위험을 최소화할 필요가 큽니다.

▶ 국내 연구진과 MSD와 연결된 기술개발 건이 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 국내 기업과 MSD의 기술개발 협력사례는 한미약품과 한화케미칼이 있습니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고혈압 복합제의 해외 판매 라이센스 계약을, 한화케미칼이 국내에서 후기 임상개발 중에 있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후기 임상개발 및 판매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 국내 의약품 개발 수준에 대한 김규찬 박사님의 견해는 어떠하신지요.
==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가감없는 의견을 말씀 드리자면 국내 제약산업계의 전체적인 신약개발 역량은 초기 연구개발 단계에 집중되어 있다고 판단됩니다.
국내 기업들은 제네릭 또는 개량신약 개발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아 신약후보 발굴과 최적화 분야 등 의약화학분야에서는 선진기업 못지 않은 역량을 갖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다만 역량이 분산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과 이에 필요한 역량 축적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업계의 전체적인 역량이 최근 수년사이에 급격하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며 학계-연구계에서 질적 수준이 높은 생명과학 기초연구가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는 등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좋은 과학기술적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 정부의 제약산업 지원 정책 중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요.
==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둘수 있는 혁신신약이 국내에서 개발될수 있도록 여러 기술적-학문적-문화적-재무적 병목현성이 해소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신약 개발은 단순히 대규모 재무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이를 훨씬 능가하는 복잡하고 고도로 전문화된 개발과정이 필요합니다.
'통합적 선진적 신약개발 체계'와 '문화적-재무적 병복현상'은 치열한 경쟁환경을 뚫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최초 혁신신약 또는 최고 혁신신약이 될수 있는 후보들을 대거 개발하려는 노력에 필요불가결한 요소로 판단되고 이를 위해 진단적 전문성으로 무장된 통합적 컨트롤 타워가 작동하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국내 제약사의 신약개발에서 가장 우선시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생존에 필수적으로 간주하고 있는 '개방형 혁신'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내-외부 역량의 결합과 협력의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 시장이 요구하는 다수의 초기 혁신신약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 미뤄 단기간 내에 후기개발 역량 확보나 대규모 자본투입 여력을 갖추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므로 경과 과정으로서 초기 단계의 혁신기술을 신속하게 다국적 제약기업에 이전하거나 이들과 협력해 공동 개발할수 있는 다수의 기회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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