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수 KRPIA 회장…"적정 약가 인정, 신약 개발 원동력 작용"

신년 초, 제약업계를 둘러싼 새로운 정책들로 업계는 부산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시기에 제약업계 각 협회 수장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위기는 기회'라는 모토로 협회 업무를 수행하는 각 협회 수장들을 만나 업계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을 살펴봤다. <메디팜스투데이> 제약업계 협회장 릴레이 인터뷰는 17일 이한우 도매협회 회장을 시작으로 이경호 제약협회 회장, 서정선 바이오협회 회장, 김동수 다국적제약협회 회장, 이윤우 의약품수출입협회 회장이 참여한다. <편집자주>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모두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투자에 따르는 정책적 지원이 인색한 것이 제약업계 현실이다. 의약산업 발전을 위해 투자를 확대하려는 업계의 노력에 비해 정부의 규제 칼날은 매섭기만 하다.

이런 현실에 대해 이동수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 회장은 업계와 정부,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에 대한 투명한 거래질서는 유지시키돼 R&D에 투자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법제화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것.

이동수 회장은 "의약품 가격에 대해서는 R&D의 가치가 인정돼야 한다"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당근과 채찍'의 조율. 그것은 산업과 정부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이자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한 하나의 '키'라는 설명이다.

시장형실거래가제도로 약가 변동을 예측하지 못하는 구조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을 잊지 않는다. 그는 "제약업계 지원 육성도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면 한낱 구호에 머무른다"는 지적이다.

제약협회와 불편한 공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상생을 위한 협력의 폭은 더 넓어질 것이라며 한마디로 일축한 그는 글로벌제약사들의 임상 시험 확대로 국내 제약산업의 기틀이 공고해지듯 국내 제약산업을 위한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임기 2년 내 목표를 'R&D 투자 환경 유지'와 '공정한 시장질 서 확립'이라고 말하는 이동수 회장과의 인터뷰는 화이자제약, 다국적제약협회, 그 외의 다양한 외부 행사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이동수 회장과의 일문 일답.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장 취임에 대한 소감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장 취임에 대한 소감은? 취임한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취임 후 대외적으로는 KRPIA와 한국환자단체연합이 공익 주최하는 공익 활동인 2011처방전대로 약 복용하기 ‘락&약’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협회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제약업계는 사회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국민 건강 증진에 중요한 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BT 산업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기에 협회를 이끌게 돼 어깨가 무겁다.

이럴 때 일수록 연구개발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정부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신뢰받는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하고 또 그런 일들을 하고 있다.

KRPIA도 올해로 설립 10년을 넘어섰다. 제약산업이 더 많은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향후 10년을 설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협회는 환자에게 최상의 의약품을 공급하고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그런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올해 협회 최대 이슈는 무엇인가?

지난 2006년부터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 시행된 이후 다층적이고 중복적인 약가인하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약가-수량 연동 인하,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등이 그 예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시행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로 인해 추가 약가 인하로 제약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제도들이 R&D 투자의욕을 저해시키지 않고,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최선의 의약품이 개발되고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협회의 목표입니다.

다양한 약가 제도의 부작용을 최소화되고, 보완될 수 있도록 정부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인 대화를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정부의 규제에 대해 보건당국에 제시한 개선안이 있나?

제약산업은 일반 소비재와 달리 제품의 가격을 정부가 정하는 특수한 산업이다. 그만큼 정부는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건강한 국민, 국가 재정의 건전화 등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제약산업 육성법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야 할 산업군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법제화 해야 한다.

국내 제약기업들도 혁신적이고 선진화된 환경에서 R&D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는 등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노력하는 제약산업을 위해서라도 의약품 가격 등에 대해서는 R&D에 대한 가치를 인해 줘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기업들이 의약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최근 KRPIA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6년 12월 약제비 적정화 방안 도입 이후 등재된 항암제가 단 3개 품목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환자들에게 필수적읶 약제들의 접근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제도의 보완 및 개선이 필요하다.

-협회 내부 조직이 산업 규모에 비해 작다는 지적이 있는데...

현재는 재정적인 면에서나 인력 운용적인 측면에서도 협회를 운영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협회 내부 조직은 작지만 각 운영위원회 활동 시 회원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효율적인 구조로 구성돼 있다.

새로운 이슈가 생겼을 때도 발빠른 대응이 가능하도록 협회 회원사의 전문가 도움을 받고 있다.

또 협회 부서 개편이나 인원 확충에 대한 부분은 협회 내·외부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현재는 당분간 부서 개편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회원사 수의 증가, 환경 변화에 따라 조직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적극적으로 그 필요에 대응해 나가겠다.

-협회 회원사 확대 방안은 있나? 회원사 의견도 어떻게 수렴되는 지 궁금하다.

KRPIA는 본래 신약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는 회원사들의 모임으로 발족했다. 현재도 국내외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사들의 입회에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있다. 입회 조건만 충족된다면 모든 제약사들은 KRPIA의 일원이 될 수 있다.

현재 협회에는 세계 제약시장을 선도하는 30개 회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조영제 전문기업인 브라코 이미징 코리아와 게르베코리아가 신규입해해 KRPIA의 일원이 됐다.

협회는 제약기업, 바이오기업, 조영제 전문기업 등 회원사로 구성돼 그 영역과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새로운 의약품 개발에 힘쓰고, 제약산업의 윤리기준을 준수하는 협회와 동일한 목적을 가진 국내외 모든 제약사들에게 항상 열려 있다.

-업계의 화두인 리베이트 쌍벌죄, 저가구매인센티브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시장형 실거래가제는 시행 직후부터 부작용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윤의 동기가 의료기관에 주어줘 의약품 시장은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저가 낙찰 및
유찰이 반복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동기로 인해 의약품이 구매·처방될 경우 환자 진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형실거래가제로 인한 약가 인하로 약가 변동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진다. 이에 협회도 업계의 어려움을 듣고 부작용들이 개선 및 보완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쌍벌제는 제약산업의 투명화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도입됐다. 협회도 이와 같은 의지를 지지한다. KRPIA를 비롯 제약업계가 뜻을 모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자정의 노력을 해 왔고 앞으로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다국적의약산업협회와 제약협회 간 유대관계가 긴밀하지 못하다는 외부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는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조 해오고 있다.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발전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의 장을 더 많이 가지려고 노력할 예정이다.

그간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들은 공정경쟁규약 시행과 기등재 목록정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공동의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지난 해 기등재약 본평가의 첫 번째 케이스였던 고혃압 치료제 재평가 때는 제약협회와 공동 의견서를 내면서 평가 결과의 충분한 타당성 및 객관성 확보를 요청한 바 있다.

최근 쌍벌제의 시행으로 제약업계 내부의 윤리경영 목소리도 강화되고 있다. 제약산업의 투명화는 제약산업이 도약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며, 이 부분은 국내제약사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업계의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다.

-임기 내에 소화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전세계적으로 신약 개발은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꾸준히 R&D투자를 통해 질병의 정복을 통한 인류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최근 한국 정부도 해외 굴지의 제약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유치하는 등 제약산업을 키우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와 더불어 국내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임상 등 국내 R&D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문을 열어가고 있다.

얼마전 혁신형 제약 기업을 우대하는 내용을 담은 제약산업 육성법이 통과되는 등 BT산업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환경 변화에 힘입어 임기 2년 동안에 R&D 투자 의지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유지해 보다 제약산업이 한 단계 선진화 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인구의 노령화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이며, 이를 위한 제약산업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이다. 건강보험재정 안정화와 제약산업의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일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짂출이 확대되고 있는데 앞으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은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 잠재력이 큰 주요 제약 신흥국 중 하나로, 제약산업에 있어서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되고 있다.

많은 글로벌 제약회사가 국내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하며, 다국가 임상의 글로벌 책임자로 한국 의료진들이 연구를 훌륭히 이끌어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임상시험의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제약산업에 있어 한국의 중요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향후 더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에 투자를 고려할 것이다. 대규모의 투자 유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R&D의 가치가 적절하게 평가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현재 정부는 한 단계씩 규제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최근에는 임상시험용 약에 대한 관세가 면제될 수 있는 조치를 취했다. 이와 같은 지원책과 더불어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세제혜택을 더욱 확대한다면 제약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데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한데 이처럼 어려운 개발 과정을 거쳐 나온 신약은 인간의 기대수명 연장에 40%를 기여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이 외에도 신약이 가져오는 국가 경제적 영향이 매우 큰만큼, 그 가치가 적절히 평가될 때 더 많은 혁신적 의약품이 개발되어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시설 투자 및 초기 임상 투자에 인색하다는 지적도 있다.

KRPIA 회원사들은 한국에서의 R&D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최근 협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내에서 허가된 임상시험 중 글로벌 제약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51%에서 2010년 69%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그 중 초기 임상에 해당하는 1상과 2상의 경우도 2007년 24%에서 2010년 34%로 대폭 증가했다. 이전보다 초기 임상 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글로벌제약사의 지속적인 R&D 투자로 인해 R&D 전문 연구인력 또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동안 정부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제약사들은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계속왔고 그 결실로 국내 R&D 환경은 놀랍게 성장했다. 하지만, R&D 투자에 대한 적절한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신성장동력인 제약산업의 투자 의지도 저해될 것이다.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R&D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정책 환경 조성이 필요 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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