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전국 10개병원 환자 5천명 대상 수집 예정

“한국인 뇌MR영상 표준을 만들어 환자 진료시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달 28일 지식경제부 국가기술표준원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국내 연구기관의 기술 데이터 표준화를 위해 진행하는 국가참조표준 '한국인 뇌MR영상 데이터센터‘ 센터장에 선정된 김동억(사진)동국대 일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앞으로의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한국인 뇌MR영상 데이터센터'는 전국 10개 대학병원과 협력연구를 통해 급성 뇌경색 환자의 뇌MR영상 참조표준자료를 구축하게 된다. 데이터 구축은 한국인 뇌졸중환자 5000명에 대한 MRI를 모두 모아서 MRI 병변을 표준좌표에 옮겨 수치 데이터를 뽑아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뇌졸중 병변 정도는 정량화 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진료를 꾸준히 하던 의사도 심한 정도를 아는 수준이지 그 환자가 뇌졸중환자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쉽게 알수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정량화된 표준치를 만들어 정확히 환자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 진단이 진료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복안이다.

한국인 표준이 완성되기까지는 연구비 규모를 비롯해 데이터 수집-생산 등을 고려, 센터 지정 기간인 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병원은 병원별 자체 IRB를 통과해야 하는 기간을 감안해 이달 안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 수집은 병원별 IRB 통과가 완료되는 시점인 1~2달 뒤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뇌경색 뇌MR영상 참조표준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의사들의 뇌경색 진단/치료, 심뇌혈관연구자들의 임상시험, 영상의료기기 관련 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뇌졸중환자의 MRI 평균을 구해놓으면 일반인도 병변이 있을 때 같은 성별-나이 뇌졸중환자의 몇퍼센트에 해당한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김동억 센터장은 “개인과 국가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얻고 있으나 수치자료가 아닌 영상자료의 특성상 통계/보건지표로는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뇌경색 뇌MR영상이 ‘정량화된 표준자료’로 구축되면 국가보건의료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뇌경색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뇌경색 뇌MR영상의 한국인 표준을 구축하는 것은 국민 건강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구축된 자료의 대표성에 대해서는 "제일 좋은 것은 우리나라 전체 뇌졸중환자를 전부 등록시킨 후 랜더하게 선정해서 강제로 MRI를 하는 것이다"면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정기간이라도 모든 환자를 안빠뜨리고 다 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언급했다.

김 센터장은 이미 3년 전부터 동국대 일산병원 내 환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하며, 예비연구를 수행해 왔다. 지금까지 모아진 데이터는 500명 분량으로 총 5만장 정도다.

특히 김 센터장은 논문 작성이 아닌 논문 작성에 활용할 데이터를 구축하는데 연구비가 지원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 국가표준기준법에 의해 이같은 펀드가 조성된 지 불과 4년째다. 그러나 데이터 구축은 특성상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어서 지난해 말 전체 펀드 가운데 규모가 감소했다. 김 센터장은 “데이터가 구축돼야 그 데이터를 베이스로 해서 연구가 진행이 될텐데 연구가 실적위주로 진행되다 보니 베이스가 되는 연구에는 투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만큼 이 분야는 어렵다”면서도 “앞으로 환자 진료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터 구축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