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욱 대표 "최신, 최상이 아니면 가지 않겠다"

김성욱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 사장
치과의사가 신약개발에 매진하는 제약사 대표로 명함을 바꿨다.

그의 명함이 바뀌자 회사는 특허를 한 해 동안에만 6개 이상을 따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다. 국내 전체 산업군 중에서 특허보유율 8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특허가 가지는 의미도 남다르다. 이미 있는 기술에 적응증이나 기술력을 더한 것이 아니다. 전혀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거나 약효발효 시간에서 차이를 두거나 하는 식으로 특허의 전형적인 틀도 깼다.

그 사이 회사도 한올제약에서 한올바이오파마로 이름을 바꿨다.

중소제약이라는 한계를 벗고 미래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변화 중인 한올바이오파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김성욱 사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들디벨로퍼를 아십니까?"

대개 인터뷰란 취재원이 전하고 싶은 말을 기자에게 하거나, 기자가 듣고 싶은 답을 유도하는 식으로 진행이된다. 대부분이 그렇지만 기사에 실리는 비율은 5:5다.

김성욱 대표와의 인터뷰는 전자에 9할이 할애됐다. 그렇다고 기자에게 필요하지 않은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니다. 묻기도 전에 원하는 답변이 먼저 들려온다.

개발 취지와 연구 주제,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이 2시간동안 이어졌다.

김성욱 대표는 수 많은 특허를 통해 얻고자 하는 최종 목표가 뭐냐는 질문에 '미들디벨로퍼'라고 답했다.

상업화를 위한 기초 데이터를 만들면서 라이센스 아웃을 중심으로 한 기술수출로 회사를 경영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기술력과 정보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김 대표는 "미FDA가 지난 10년 동안 기준을 높여 신약개발에 애로가 있었고, 이 여파로 제약산업이 재구성되는 계기가 됐다"며 "덕분에 좋은 기술을 가진 회사를 인수하거나 기술제휴를 맺을 수 있는 파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2007년 프랑스 노틸러스바이오텍과 라이센스를 맺었고 이후 이 회사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파산하자 특허 재산을 모두 사들였다.

그 결과가 특허 재산 보유 1위의 제약기업이라는 타이틀로 돌아왔다.

김 대표는 "노틸러스 바이오텍의 분자개량 기술과 고속 스크린 기술을 인수하여 우리가 (이 기술을)보유하게 됐다"며 "이렇게 기존 시장이 보유하지 못했던 기술을 통해 또다른 파트너의 돈으로 연구하며 성장하는 미들디벨로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 많은 임상을 해서 더 많은 파트너와 가는 것이 우리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기술수출 아시아 시장 '러브콜'

한올바이오파마의 기술수출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현재 중국과 터키 등 아시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한페론이나 XC 기능성 복합신약은 연 5~6건의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

김 대표는 "고혈압치료제, 고지혈증치료제 등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되는 약물을 대상으로 XC 기능성 복합신약 12종 가량을 개발하고 있다"며 "XC 기능성 복합신약은 ‘시간차 적용 기술’을 적용해 겉 표면에 있는 약물은 투여 즉시 방출되어 흡수되고, 중앙에 위치한 약물은 3~4시간 후 방출되도록 하는 세계 최초의 복합제를 진행중에 있다"며 해외 시장에서의 러브콜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XC기능성 복합제의 경우 복합제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기대 품목"이라며 "기존의 복합제가 체내 동시 용출로 상호작용 및 약효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면 XC 기능성 복합신약은 3~4시간 차를 두고 배출돼 동시 투약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위험이 적고, 상호작용 문제에서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한올제약은 아토피치료신약 HL-009 외에 C형 간염치료제인 인터페론알파, 인성장 호르몬 hGH, 다발성경화증치료제 인터페론베타 등 8종의 단백질 의약품을 개발 중에 있다.

김 대표는 "이 외에도 대사성항암제, 난치성 면역질환 항체연구 등 치료제가 없는 면역질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며 "최고의 혁신신약을 개발해 질병 치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매출의 20%의 R&D 투자 지속

한올바이오파마의 또다른 경쟁력은 'R&D 투자'에 있다. 중소제약사로는 1위, 제약산업 전체군에서 R&D 투자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비율을 꾸준히 지킬 수 있을 지 여부가 궁금했다.

김 대표는 "회사는 비전을 향해 가야하는데 신약개발을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는 게 우리 비전이다. 이 비전을 달성하려면 R&D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면서 "R&D 투자 적정 수준은 20%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난해 매출은 987억원이다. 연구투자비는 17%에 달하는 250억원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제네릭 사업 등으로 인해 연구투자 비용을 축소시킨 수치가 이 정도다.

남은 건 정부 지원

새로운 약가인하 제도로 부담이 클 것 같다는 질문을 던지자 김성욱 대표는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을 들려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글로벌 제약시장의 새판이 짜졌듯 국내 시장도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토양이 될 것이라는 것.

김 대표는 "남은 건 정부에서 제약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실천해 제도적으로 제약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며 "신약개발을 할 수 있도록 해외 선진제도 도입에 적극적으로 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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