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잇따른 제약사 영업사원의 자살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두 건의 영업사원 자살사건이 또다시 일어나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영업사원의 자살은 대체로 리베이트와 무관하다는 것이 제약사측의 입장이지만 '리베이트 정책' 논란이 가장 핵심화두로 떠오르던 지난해 말과 정책 도입 단계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일어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정책 압박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영업에 대한 강력한 매출 압박이 내려질 수 밖에 없었던 데다 영업사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실적 누적에 대한 부담감은 극단적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영업사원의 자살은 자의에 의한 선택이라기 보다 환경에 영향을 받은 제2의 타살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영업사원들의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회사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 치부하는 제약사들의 태도도 이들의 극단적인 상황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 명의 제약사 영업사원이 스러져갈 때마다 영업사원에 대한 정신교육 강화만을 주창하는 제약회사의 태도는 영업사원에게 위로는 커녕 부담감을 확대시켜주는 계기만 될 뿐이다.

전반적인 악재 속에서도 평균 이상의 실적을 보여야 하는 영업사원들은 계속되는 실적 누락과 리베이이트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문제제시를 하지 않는 이상 영업사원들의 '자살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라도 제약사들은 영업사원들의 자살이 미치는 업계 파장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는 선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영업사원들의 부담감을 직접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실적은 회사를 위한 것이고, 영업사원의 자살은 회사와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이상 제약사 영업사원의 자살은 제약업계의 아킬레스건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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