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포스, 75년 출시 죽지 않는 인기 ‘명약’ 위상 보여줘

 

메디팜스투데이의 <이슈브랜드> 코너가 새롭게 변신합니다. 각 제약사별 대표 OTC 제품을 '의인화'하여 제품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편안하고도 자연스럽게 인터뷰 하는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편집자주]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겔포스의 동의어는 ‘수사반장’이며 ‘속쓰림 해결사’다. 사회생활이 시작된 이후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신물이 올라올 때면 아무말 없이 필자의 속을 편안히 다스려주던 친구이자 조력자였다.

그런 겔포스가 올해로 나이 36살을 맞았다. 데뷔 이래 36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면서 ‘한국인의 위장약’으로 명약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수많은 경쟁자들의 출연에도 많은 이들의 필수 의약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용각산과 함께 보령제약의 기둥으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그를 만나 데뷔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일들을 들어보았다. 

-꽤 오랜 시간 한국인의 위장약으로 사랑받아 오고 있다. 데뷔는 어떻게 했는지?

원래 국적은 프랑스다. 보령제약 창업주 김승호 회장이 40년 전 프랑스에서 인기를 누리던 나를 한국에 데뷔시켰다.

프랑스 비오테락스가 내 본래 태생지이지만 1972년 기술 제휴 이후 한국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에 들어오는데도 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기술 도입과 검증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뿌리내리는 시간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975년 6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 이후 4년 뒤인 1979년엔 당시 일반약 판매량으로도 기록적인 10억원대 매출을 거뒀으니까. 시쳇말로 ‘한 인기 했다’.(웃음)

-이름이 꽤 재미있다. 어떤 의미가 있나?

처음 내 이름을 프랑스에서 사용하던 걸 그대로 쓸까 새로 지을까 보령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콜로이드성 겔제제를 뜻하는 겔(Gel)과 강력한 제산효과를 의미하는 포스(Force)를 합쳐 겔포스란 이름으로 정했다.

이름이 ‘포스’있어서 인지 꽤 인기를 끌었다. 데뷔 당시 인기 드라마였던 수사반장의 주인공들이 CF 카피로 ‘위장병, 잡혔어’를 외치며 내 ‘포스’를 이미지화해 업계 일대 돌풍을 일으켰다. 당시에는 길거리에 나가면 겔포스 케이스를 밟지 않고는 못 걷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과장이 좀 섞여있긴 하지만. 뭐 그정도로 인기있다는 반증 아니였을까.

-데뷔 이후 30년이 시간이 흘렀다. 지금 자신의 위상을 평가한다면?

뭐 질문이 이렇게 까다롭나. 원래 자평엔 약하다.(웃음) 굳이 말하라고 한다면 33년간 ‘주머니 속의 액체 위장약’으로 군림하면서 국내 제산제시장의 선도 품목으로 막강한 위치에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웃음)

회사에 물어보니 내가 판매된 수량이 지구 4바퀴 이상 포장할 수 있는 16억 포에 이른다고 하더라. 굉장하지 않나.

-본인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이 있나?

사실 나는 본격적으로 산업화에 진입하는 시기에 나왔다. 시대적인 수요에 잘 부합했다는 말이다. 야근, 스트레스, 음주 등으로 위장병 환자들이 증가하던 시기에 나왔으니 당연히 수요에 따른 생산이 있었다. 또 당시 주류를 이뤘던 병 포장이 아니라 1회용 포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복용 편리성이 높았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었다고 생각한다.

이후 2000년에 지금의 성분과 효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겔포스엠으로 변신했다. 기존 성분에 인산알루미늄, 수산화마그네슘, 시메치곤을 처방해 소화성 궤양환자는 물론 장기간 와병환자들도 변비나 설사 등의 부담없이 복용할 수 있도록 했던 것도 하나의 인기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겔포스 엠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겜포스엠의 엠은 마그네슘 성분을 의미한다. 보량제약 중앙연구소에서 4년간의 연구개발과 2년의 임상을 거쳐 나오게 됐다. 위보호막 형성작용이 더 강력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산제 중에서 유일하게 조성물 특허를 받기도 했다.

회사에서 조사를 해보니 일반약 제산제 시장에서 겔포스와 겔포스엠이 7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상표선호도 82%에 소비자인지도 98%였다. 이만하면 한국인의 위장약이라 할 수 있지 않나?
-근데 이미지 변신은 안하는 것 같다.

고정된 이미지로 가는 것도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친숙한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를 강조하는 것도 하나의 마케팅 전략이지 않겠나. 무리한 변신으로 기존 이미지의 친숙한 느낌을 깨는 것도 사실 조심스럽다.

-요즘 TV에서 얼굴보기가 힘든데?

전체 시장이 정체 중에 있는 것이 배경이 되는 듯 싶다. 그러나 전혀 활동을 안하는 것은 아니다. 확대에 집중하기 보다는 유지 광고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도 소비자 인지도가 있고 지속적인 홍보효과를 통해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냈다. 올해 목표는 150억이다.

-30년이 넘게 인기를 유지하면서 위기는 없었나?

의약분업 때와 그 이후 한 동안 정말 고생했다. 그래도 변함없이 꾸준히 사랑해주는 분들이 계셔서 꾸준히 유지해나가고 있다. 아무래도 대표 위장약이 맞긴 맞는 것 같다.(웃음)

-대략적인 질문을 다 한 것 같다. 뭐 하고 싶은 말 없나?

겔포스는 현재 중국으로 수출되는 완제 일반의약품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중국 내에서 연간 1백억원 이상 판매되고 있다. 대만에서는 제산제 시장의 9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자랑스럽지 않은가. 한국인의 대표 위장약에서 세계인의 대표 위장약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리고 보령제약 품목들 중에 우수한 제품들이 많다. 회사에서도 전문약 품목들의 임상을 연달아 진행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을 주름잡을 품목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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