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케미컬 제네릭의 계보를 잇다

 

2009년 한 해는 제약업계에 있어 ‘망양지탄(望洋之歎)의 시기가 아니었을까. 반면 강화되는 정부 규제로 와신상담(臥薪嘗膽)의 해도 됐을 것이다.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그룹의 보이지 않는 해외 진출시도와 삼성전자의 바이오시장 진출이 망양지탄의 기회를 선사했다면 규제일변의 정책 변화는 와신상담의 고통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급속한 변화 속에서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영역에 대한 진단을 통해 제약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바이오시밀러, 어떤 미래를 선사할 것인가?

누가 뭐래도 2009년은 제약업계에게 ‘위기 속 기회’ 선사했다. ‘변화’를 예측한 해외진출 선두주자들과 제네릭기업으로 확고한 위치를 정립하고 있는 중견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기반을 다지는 사이 삼성전자는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시동을 걸었고 정부는 ‘바이오’에 대한 가능성을 정책으로 지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시장 가능성에서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지만, 제네릭 위주의 의약품 시장 축소와 글로벌 시장 개척 가능성에 있어서만은 ‘블루오션’임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가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다. 보건복지가족보와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부 등 관계 부처가 정책적 지원으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신뢰를 보이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 개척하지 않은 영역이 넓은 것은 확실히 바이오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측면까지 다다르면 국내 제약기업이 앞으로 어떤 선택을 시도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바이오시장이 어떤 위치에 와 있는 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이오시밀러나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인 90% 이상의 기업이 각 대학의 연구원과 대학교수 중심으로 이뤄진 ‘벤처’들이라는 점은 현재 바이오시장 진출을 꿈꾸는 제약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직까지 학술적 정보를 기반으로 한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 초기 연구단계에서 막대한 자금투자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확실히 국내제약기업들이 도전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대부분의 제약기업이 눈을 돌린 곳이 ‘바이오시밀러’ 영역이다. 바이오시밀러란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을 ‘제네릭화’하는 것을 말한다.

개발단계, 생산단계, 오리지널 원료와의 차별성에서 확실한 품질보증을 거쳐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2~3년간의 짧은 연구기간, 오리지널에 비해 비교적 낮은 단가에서 연구가 이뤄지고 신약에 비해 빠른 시간내 결과물이 도출된다는 점은 확실히 투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까지 셀트리온, 바이넥스, 제넥신, 이수앱지스, 프로셀제약, 한올제약 등이 바이오시밀러 영역에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바이오중심의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가능성이 급부상하면서 마음이 급해진 것은 제네릭을 바탕으로 성장한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다. 

한미약품이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 바이오신약에 대한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SK케미칼은 난치성질환치료제 NBP-601에 대한 임상을 내년이면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은 SK생명과학을 주축으로 한 바이오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합성신약에서 단백질신약, 천연물신약까지 바이오의약품에서부터 케미컬 전반을 아우르는 연구에 투자 드라이브를 걸면서 향후 10년 내 업계 선두를 예약한 상태다.

한화그룹도 한화석유화학 자회사인 드림파마를 통해 항체신약에 청신호를 켰다. LG생명과학은 성인ㆍ소아 성장을 돕는 성장호르몬에 대한 가능성이 이미 열려있는 상태다. 기재부가 신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선정한 ‘스마트프로젝트’에 포함되면서 미국시장의 진출이 한층 수월해졌다.

여기에 글로벌시장에서 ‘메이커’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벌써부터 업계는 어떤 벤처기업이 인수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풍부한 자금력과 M&A에 대한 풍부한 경험, 다양한 경영능력까지 보유한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진출은 글로벌 상업화를 전제로 효과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자금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내사에겐 '또 하나의 경쟁자'가 생기는 셈이다.  

결국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요구는 제약업계에 부는 ‘변화’ 바람에 부응하면서 바이오벤처-그룹계열제약사, 바이오벤처-제약사 간 합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제약기업 판도 변화에도 일정부분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국내 제약기업은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가능성을 어떻게 실현할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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