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백신 특수’ 톡톡…복지부 면역체계 관리 비상

2009년은 제약업계와 의료계 모두 이슈가 많았던 한 해 였다. 제약업계는 리베이트 파문에 이어 리베이트 약가인하 시행, 공정위 복지부 식약청을 아우르는 리베이트 조사로 몸살을 앓았다. 식약청 탈크부터 시작해 약가인하 정책까지 2009년에 있었던 제약계 주요 이슈를 선별해 종합해 봤다. <편집자 주>



올해 유난히 외압이 심했던 제약업계에 ‘호재’가 있었다면 멕시코발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이었을 것이다.

외래처방이 하향세를 그리던 7~9월에 원외처방액 최대 증가치를 기록하며 항생제, 진해거담제 처방을 끌어 올렸다. 손을 씻는 습관들이기 열풍에 가담한 대다수의 제약사들은 세정제, 손소독제를 연달아 출시하며 용기 품절 현상을 빚기도 했다.

가장 특수를 본 것은 신종플루엔자 백신 생산에 착수했던 녹십자. 녹십자는 신종인플루엔자백신 ‘그린플루 에스’를 공급하면서 국내 필요 물량을 전량 공급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 호재는 면역증강제가 포함된 백신으로 이어지며 내년도 국내제약사 최대 매출이라는 기대감까지 낳았다.

당초 보건당국은 해외 수입백신 ‘카드’를 사용하려 했으나 국감기간 동안 ‘굴욕적 백신계약’행보가 추궁되면서 녹십자 백신으로 방향키를 수정했다.

녹십자에서 생산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1800만 도즈 선이었지만 면역증강제를 사용해 보급수를 대폭 늘렸다. 식약청은 이례적으로 면역증강제가 사용된 백신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는 중에 허가를 내리기로 잠정결정했다고 밝혀 녹십자 특수에 날개를 달아줬다.

면역증강제가 사용된 백신은 내년까지 약 3200만 도즈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녹십자는 국내 보급량을 맞춘 이후 아시아를 비롯한 각 대륙으로 백신을 수출할 계획이어서 녹십자의 호재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백신 공급 전에는 12개 제약사가 타미플루 제네릭 생산 의지를 밝히며 주가 상승 효과를 봤으나 보건당국이 ‘강제실시’ 가능성이 없다고 밝히며 가능성을 배제해 반짝 호재로 그쳤다.

정부는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을 예고하지 못해 늦장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복지위 국정감사에서 비판을 받아야 했다. 발빠른 대응으로 백신 접종을 앞당길 수 있었으나 이를 간과했다는 비판에서는 전 장관도 ‘사과’를 해야 했다.

보건당국의 이런 모습은 국민적 불안감을 안겨주며 ‘신종플루 괴담’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했으나 11월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사그라졌다.

복지부는 이런 여파로 내년도 정책방향을 백신주권 강화와 전염병 관리 체계 공고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정책 방향과 녹십자의 행보가 맞아 떨어지면서 내년까지 녹십자 호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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