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시장 석권, 국내사 틈새시장 공략해야

외자계 제약사의 국내 시장공략이 분업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외자 제약사는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정책으로 국내 시장에서 뛰어난 역량과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국내시장 잠식이 한층 빨라졌다.

그동안 국내기업들이 점유하던 처방약시장에서 하나둘씩 외자계기업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제약협회가 집계한 처방약 생산실적에 따르면 상위10대중 다국적 제약사가 7개품목을 석권했다. 그러나 처방약은 완전히 외국약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고혈압약 노바스크 한품목만으로도 1000억 이상의 매출을 올려 국내에서 단일품목으로는 처방약 시장에서는 타의 추종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중견제약사의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외에도 한국화이자 비아그라, 한국 MSD 코자, 바이옥스, 한독약품 아마릴, 한국얀센의 스포라녹스, 사노피신데라보의 플라빅스 등도 300억원 이상의 거대품목으로 성장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동아제약 박카스, 동화약품 가스활명수, 일동제약 알로나민골드 등 대부분 일반약 시장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처방약 시장에서 다국적사와 경쟁에서 하나둘씩 밀리면서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는 다른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보다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과 신약개발 등에 있어 중요한 자금원인 국내 시장에서의 패배는 단일 시장에서 철수의 문제를 넘어 기업의 성장, 생존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은 높은 인지도를 가진 신약, 뛰어난 기술력, 선진적인 경영 능력, 특정 자원에 대한 배타적 점유권 등과 같은 독점적 우위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경쟁우위가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업체들은 합작이나 제휴를 통해 경쟁보다는 다국적기업과 상생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제휴나 협력은 서로간의 신뢰나 몰입의 수준에 따라 불안정해 지는 특성이 있으며 목적이 달성되고 나면 제품회수, 직접 판매 등을 통해 깨지기 쉽다. 이는 결과적으로 다국적 기업들에게 국내 시장에 적응할 기회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제약업계 한 전문가는 "다국적 기업과 경쟁을 위해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다국적 기업의 본사와 현지 자회사는 글로벌화와 현지화의 압력 속에서 최적의 관계를 찾기가 어려우며 이 과정에서 완벽한 자율권을 가지기도 힘들다. 본사가 자회사에 권한을 위임하더라도 본사의 사정에 밝은 사람을 현지 지사장에 임명한다든지 조직 문화를 통해 임직원들의 행동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비공식적인 통제를 가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현지 자회사는 현지 시장 변화에 따라 현지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속한 의사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이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은 빠른 의사결정으로 다국적 기업을 추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국내 업체도 다국적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조달, 생산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곳을 찾아 해외 진출을 모색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외자계 제약사를 무조건적으로 경쟁상대로 여겨 국내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기보다는 경쟁자가 아닌 체인지 에이전트로 보고 경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승화시켜 나간다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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